[르피가로 한인사회 보도]‘달팽이 껍질속의 佛 한국인’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8분


‘달팽이 껍데기 속으로 숨어든 파리의 한국인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7일 이 같은 내용으로 파리에 정착한 한국 이민 문제를 수도권면 톱으로 다뤘다. 이 신문은 한국인들이 다른 아시아 이민자들과는 달리 프랑스 사회의 이목을 끌지 않으면서 거의 완벽한 자급자족 시스템을 구축해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연구가 헬렌 징크가 격월간 ‘인간과 이주’지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그러나 이와 같은 자급자족 스타일이 한국 이민이 프랑스 사회에 융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주요 일간지가 한국 이민문제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내용=프랑스 내의 한국 이민은 다른 아시아계에 비해 수적으로 미약하다. 99년 기준으로 5779명에 불과하며 이 중 2231명이 파리에 거주한다.

한국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월등한 자신들이 다른 아시아계 이민과 혼동되는 것을 싫어한다. 중국인, 베트남인, 캄보디아인 등 아시아계 이민이 파리 13구에 몰려 사는 데 비해 한국 이민자들은 대부분 부르주아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15구에서 남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살아간다.

한국 이민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는 점이다. 이런 여초(女超) 현상은 한국에서의 프랑스어에 대한 인식 때문인 것 같다. 한국에서 프랑스어는 낭만적이고 우아한 언어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선호한다.

파리의 한국 교회는 한국에서 이민 온 기독교인들에게 만능에 가까운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이민이 프랑스 사회에 통합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한국 이민사회는 단단한 자급자족 시스템을 발전시킨 것 같다. 그 시스템 안에서 모든 일이 ‘한국식’으로 풀릴 수 있다. 한국 이민자들은 식사 이발은 물론 차량 구입이나 일자리 찾기 등도 같은 한국인끼리 해결하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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