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작물이 세계기아 해결 열쇠" 유엔 주장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42분


유엔은 ‘2001년 인간 개발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은 유전자조작(GM)작물에 대한 우려를 접고 이를 이용해 저개발국가의 식량난 해결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GM작물이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저개발국가의 식량난이 유해 논쟁보다 더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유엔은 10일 공식 발표될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이 GM작물의 유해성 논란을 벌이는 동안 아프리카 남미 등 저개발국가의 식량난 문제가 간과돼 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9일 전했다. 이 보고서는 “GM작물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자국 내 GM작물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미국은 식품의약국(FDA)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을 내세워 “GM작물과 식품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며 ‘GM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이에 맞서 유럽 국가와 일본은 “아직 GM작물의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유통과 소비를 반대해왔다.

이 같은 논란은 근래 들어 점차 GM작물을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6월 “GM작물의 유해성 증거가 없다”면서 GM식품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어 유럽연합(EU)도 올해 2월 GM제품 등록시 인체유해검사, 유통경로 추적, 제품 표시 등 GM상품 사용규제 지침을 채택하면서 GM제품에 대해 부분적이나마 유통을 허용했다. EU는 1999년 이후 소비자 및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GM상품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해왔었다. 이번 유엔 보고서는 몇년째 계속돼온 이 같은 GM작물 유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GM작물 경작은 급속히 늘고 있다. 경작지는 96년 200만㏊에서 지난해 4400만㏊로 22배 늘었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가 전체 경작지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에서 재배한 면화의 45%, 콩의 38%, 옥수수의 25%가 GM작물이다. 이에 따라 GM작물을 원료로 한 제품 역시 크게 늘었다. 미국의 일반 소비자는 GM작물 또는 이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미 ABC 방송이 6월 미 전역의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GM작물은안전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다. 또 93%는 “상품 포장에 GM작물 사용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57%는 “GM작물을 사용한 제품은 사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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