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전략 수정 대비 유연성 강화…아미티지 '新국방보고서'

  • 입력 2001년 5월 10일 23시 41분


10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공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정책 검토(Defence Review)’의 4개 기본방향은 미 국방부가 냉전 종식에 따른 세계 안보환경의 변화에 맞춰 꾸준히 모색해온 새로운 국방정책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탈냉전 후 미 국방부는 지역 분쟁의 격화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테러 등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처할 필요성과 의회의 국방비 삭감 압력 등으로 군사력 감축 및 군사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90년대 초 세계 안보환경을 새롭게 평가하면서 △미국이 유일 초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와 △지역분쟁 및 불량국가에 의한 안보위협이 새롭게 대두하는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는 국방정책 및 군사전략을 수립해 왔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동아태안보보고(EASI·90∼92년)와 1·2차 동아태안보전략(EASR·95년, 98년), 1·2차 QDR(93년, 97년), 미 합참의 미래군사전략(Joint Vision 2010) 등이다. 특히 이들 보고서는 2010년까지 아태지역에 미군 10만명 주둔을 유지하면서 △다양성 △유연성 △상호보완성의 3개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다양성은 역내 분쟁의 성격에 맞춰 병력과 장비 등을 다양하게 조합하며, 유연성은 분쟁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투입하고, 상호보완성은 동맹국 및 우방국과의 무기 상호호환성을 중시한다는 개념. 특히 유연성을 위해 미군을 신속배치군으로 개편하는 등 기동력을 강화하고, 장비는 경량화하는 대신 첨단무기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아미티지 부장관이 밝힌 새 행정부의 국방정책 검토 방향도 이 같은 미 군사정책의 일관된 흐름을 보완 발전시킨 것. 다만 새 국방정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빌 클린턴 행정부가 견지해온 중동과 한반도에서 2개의 전쟁이 동시에 발발하면 이들 전쟁에서 모두 승리한다는 미국의 ‘윈윈(Win-Win)전략’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윈윈 전략이 수정되면 당장 아태지역 주둔 미군에 병력의 변화는 없더라도 해공군력 증강 등 군사력의 질적 변화는 물론 한반도 유사시 미본토 증원 전력의 변화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