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부시정부]한·미·일 공조 틀 기초부터 재정비

입력 2001-01-22 16:37수정 2009-09-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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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공화당정부의 출범은 한미일 대북공조의 기조와 틀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3국 대북공조의 이론적 바탕이 돼 온 것은 한국의 대북포용정책과 미국의 ‘페리 프로세스’였다. 이 둘은 북한에 대한 ‘디스인센티브’(억제방안)보다 ‘인센티브’(유인방안)를 상대적으로 강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페리 방식' 재검토▼

정부 당국자는 “대북포용정책은 ‘하나 주고 하나 받기’도 아니고 ‘무조건 퍼주기’도 아니다”라며 “북한이 받는 ‘인센티브’가 어느 시점에서는 ‘디스인센티브’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신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햇볕을 쪼이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북한이 고립과 적대감의 옷을 벗고 개방사회로 나오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했다는 것.

한미일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회복을 도우며 △국제사회로의 진출을 도와주는 대신 북한은 △대남 무력도발을 포기하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대한 야망을 버릴 것을 요구하는 ‘페리 프로세스’도 같은 논리 위에 서 있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지나치게 인센티브 치중"▼

다만 북한이 3국을 경쟁시켜 ‘인센티브’만을 챙기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3국간의 대북정책 속도와 보폭을 맞춰주는 조율장치가 필요했다.

그 역할을 위해 99년 6월 출범한 것이 각국 차관보급이 수석대표를 맡는 3자 대북정책조정그룹(TCOG·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회의다. TCOG는 그동안 “비교적 원활하게 조율기능을 수행해 왔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부시정부는 이 같은 3국 공조가 지나치게 대북 ‘인센티브’만 강조해 그 부작용을 막는데 미흡했고 따라서 보다 실질적인 공조의 틀로 재구축돼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일 역할분담 강조할듯▼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도 ‘TCOG’같은 대북정책 조율장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3국 공조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철저한 상호주의와 확실한 검증을 강조할 것이 분명해 그 조율에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金聖翰)교수는 “부시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던 기존의 대북공조 형식에서 그 역할과 책임의 상당 부분을 한일 양국과 나누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북―미간의 포괄적 군사안보 협상이 △남북간 신뢰구축 및 재래식 무기 감축협상 △북―일간 중거리 미사일협상 △북―미간 장거리미사일 협상 등으로 분리돼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국 대북조율장치 임무 더 커질것"▼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장재룡(張在龍·전 외교통상부 차관보) 주 프랑스대사 내정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TCOG의 운명에 대해 “부시 정부가 지금까지의 3국공조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TCOG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사는 “한미일 3국이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론상 발생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오해가 실제로는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TCOG는 충실히 해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3국간의 불협화음이 있을 가능성이 클수록 TCOG는 더 자주 개최되고 그 역할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대사는 현재 프랑스로부터 주재동의(아그레망) 절차를 밟고 있는데 그와 함께 TCOG를 이끌었던 미국의 웬디 셔먼 대북정책 조정관, 일본의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외무성총합정책국장도 각각 정권교체와 인사이동으로 최근 TCOG 대표 자리를 내놓았다.

부시 정부는 TCOG의 위상 강화를 위해 차관보급인 각국 수석대표의 직위를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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