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원인과 인체영향]감염 쇠고기 섭취땐 정신착란

  • 입력 2000년 11월 30일 18시 51분


최근 유럽 전역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광우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병이다.

광우병(狂牛病)이란 이름은 소의 뇌를 파괴해 마치 미친 듯이 보이게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 의학적인 공식 명칭은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BSE)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주저앉기 일쑤고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발병 후 오래지 않아 숨지고 만다.

유럽 각국에서 광우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동물성 사료’는 소의 사체를 재료로 만든 것이다. 소를 도축한 뒤 남은 등뼈와 내장 부위 등을 가공처리한 것. 콩을 사료로 만들 때보다 30% 정도 비용이 덜 들어 유럽 농축산업자들이 즐겨 써 왔다. 소에게 소를 먹이는 육우방식인 셈이다. 이는 풀을 주로 먹는 소의 식습관을 인위적으로 바꾼 것으로 자연의 원리에 거스른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최대 생산국인 독일이 6억7000만t을 만든 것을 비롯해 전 유럽에서 25억t 이상의 동물성 사료를 만들어 왔다. 동물성 사료의 최대 소비국은 프랑스. 지난해 4억7000만t을 소비했다. 또 독일(4억5000만t) 스페인(3억8000만t) 네덜란드(2억6000만t) 이탈리아(2억5500만t) 순으로 많이 소비해 왔다.

병리학자들은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사람이 섭취할 경우 사람에게도 옮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광우병과 비슷한 증세의 병을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CJD)이라고 부른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치매 증세에다 방향감각을 잃어 올바로 걷지 못하고 몸을 떨게 된다. 정신착란 시력장애 중풍 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오랜 잠복기를 거치지만 일단 발병하면 1년 안에 숨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까지 완치법은 없으며 증세를 완화시키는 정도의 치료가 고작이다. 영국에서 1차 광우병 파동이 발생했던 1996년 이 병에 걸린 환자가 85명이나 되며 이 중 7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리학자들은 이 병이 인체 활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프리온이란 단백질이 소의 프리온 형태처럼 이상 변형돼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형 프리온이 인간의 뇌 속에 침투하면 뇌 조직이 구멍 뚫린 스펀지처럼 변형된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1996년 유럽에서 1차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이후 문제지역에서 생산된 육우는 일절 수입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20여명의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 성격이 유럽에서의 경우와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년 안에 야코브병이 전세계의 위험한 전염병으로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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