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튼 EU집행위원 회견]"亞-유럽이 21세기 주역"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55분


크리스토퍼 패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한국이 경제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의 힘을 축소하면서 정부의 간섭을 점차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패튼 위원은 20일 세종연구소 주최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새천년의 동반자, 유럽과 아시아’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국정부는 경제가 회복된 데 만족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연설요지.

“IMF체제당시 한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에 지원한 구제금융은 미국이 15.5%에 불과한 반면 EU는 18.8%를 차지했다.은행을 통한 대아시아 대출 역시 미국과 일본이 각각 180억달러와 680억달러에 그쳤으나 EU는 1960억달러를 기록했다. 1998년 유럽의 교역량 중 아시아가 24.1%를 차지하면서 지중해와 남미, 독립국가연합(CIS)을 합한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경제에 대한 유럽의 기여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한국은 앞으로 EU와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아시아와 유럽은 금세기에 더욱 서로를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나는 21세기의 주역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은 높은 교육열과 활발한 기업, 역동적인 기업가 정신 때문에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지속적인 경제개혁과 함께 정치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한국은 이런 점에서 다른 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지만 결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이런 면에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은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WTO가입을 계기로 중국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경제는 앞으로 예측가능성과 안전성, 투명성을 갖게 될 것이며 WTO는 앞으로 경제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과 환경, 소비자 보호 등의 현안을 포괄적인 무역협상의 틀 내에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패튼 위원은 90년 영국 보수당 총재에 이어 92년부터 5년간 홍콩 총독을 역임한 EU내 대표적인 아시아통. 그는 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귀국, 현재 뉴캐슬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9월외교담당 EU 집행위원으로 취임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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