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誌 "NMD 3차실험 實戰상황 반영안돼"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21분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전역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3차 요격실험이 7일 실시된다. 이 실험 결과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NMD를 실전에 배치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같은 중요한 실험이 임박하면서 “NMD 요격실험은 실전 상황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이뤄져 실전배치에는 문제점이 많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요격실험의 기술적 한계〓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3일자)는 태평양의 한 산호초에서 발사되는 요격 미사일 운영 요원들이 요격대상 미사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알고 실험하기 때문에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운영요원들이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요격 대상 미사일의 발사 시기와 방향 및 대응조치에 관해 미리 충분히 설명을 듣고 실험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도 이를 시인했다.

이른바 ‘우려국가(종전의 불량배국가)’가 미국을 겨냥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때는 미국 측에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려줄 이유가 없어 실전상황에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타임은 또 NMD 방어 개념에는 적 미사일이 10여 기로 설정돼 있으나 실험발사 때는 적 미사일 1기만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의 목표 미사일은 실제보다 느리게 비행하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NMD 추진 경과〓NMD는 북한 이라크 이란 등 미사일 개발 능력이 있는 ‘우려국가’(종전의 불량배국가)들이 미국을 미사일로 공격할 것에 대비해 1980년대의 ‘스타 워스’ 구상을 토대로 96년경부터 연구돼 왔다. 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자 본격화됐다.미국은 당시 북한이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던 미사일의 성능이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판명되자 북한이 2005년까지 미국 본토를 사거리에 둘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달 뒤 미국은 NMD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1단계로 2005년까지 △요격 미사일 20기 △조기경보 레이더 5기 △고화상 레이더 1기를 갖출 계획이다. 2011년까지는 4단계에 걸쳐 모두 600억달러(약 66조원)를 투입해 △요격 미사일 250기 △조기 경보 레이더 6기 △고화상 레이더 9기 △탄도추적 위성 24기 등을 구축할 구상. 이 중 1단계로 구축될 조기경보 레이더 5기 중 2기는 한국과 일본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NMD 계획은 11월 미 대통령 선거의 쟁점이 됐다. 군사분야에 대한 지출에 소극적인 민주당은 NMD에 대해서도 별로 적극적이지 않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더 강력한 NMD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NMD 계획에 대해선 미국 안에서 논란이 될 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북한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비판하고 있고 이 계획이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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