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부 개발'… 韓·中현안 부상

  • 입력 2000년 4월 30일 20시 35분


▼中수뇌 사업참여 강력요청…CDMA등과 연계 가능성

중국이 한국의 참여를 적극 요청한 ‘서부(西部) 대개발’사업이 한-중 간 외교현안으로 떠올랐다.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은 27일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의 회담에서 ‘서부 대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데 30여분이나 할애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이장관에게 “‘서부개발’은 경제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동부 해안지방과 서부 내륙지역 간 빈부격차는 중국의 사회주의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 중국은 그동안 동부 해안에 ‘경제특구’라는 ‘점(點)’을 찍고 이 점들을 ‘선(線)’으로 연결한 뒤, 다시 내륙이라는 ‘면(面)’으로 확대해 간다는 이른바 ‘점→선→면’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점’과 ‘선’의 비약적 발전과는 달리 ‘면’의 개발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면서 서부지역의 낙후가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까지 인식되기에 이른 것. 중국정부의 ‘서부 대개발’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바람이 해안에서 서부 내륙으로 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서부에도 개발의 거점들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장관은 “5월 중 민관 합동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서부 대개발’ 참여와 이에 따른 투자가 부담이 될지, 새로운 기회가 될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 중국은 ‘서부 대개발’사업을 한국 기업들의 중국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사업 참여와 완성차 시장 진출과 연계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부지역'은 어떤 곳?

중국 서부지역이란 산시(陝西) 간쑤(甘肅) 닝샤(寧夏) 신장(新疆) 칭하이(靑海) 쓰촨(四川) 티베트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등 서부내륙지역의 9개성과 충칭(重慶)직할시를 의미한다.

이 곳은 중국 전체면적의 56%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2억8500만명으로 전체의 23%. 산과 사막이 대부분으로 지하에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돼 있으나 개발되지 않은만큼 경제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중국은 연평균 10% 이상 고도성장을 지속한 연해지역의 경험을 살려 대서부개발에 착수, 21세기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린다는 원대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홍콩〓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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