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지구촌 버려진 사람들에 「仁術의 빛」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3시 57분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71년 설립 이후 체제 종교 문화의 차이에 관계없이 중립 공평 자원(自願)의 3대 원칙에 충실해 구호활동을 벌였다. 전쟁이나 재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MSF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MSF의 구호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국제구호단체나 국가기관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는 ‘버려진 사람’들이었다.

MSF는 세계 어디든 고통의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다. 88년 이라크가 이란에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때도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재난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의료활동을 벌였다. 91년 걸프전 때는 비정부기구(NGO)로서는 이례적으로 무려 60여대의 전세 비행기를 동원해 난민 7만여명을 구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95년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하자 MSF는 NGO로는 유일하게 의료지원반을 투입하고 100만달러(약12억원)가량의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기부했다. 그러나 MSF는 지난해 “북한은 구호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나라”라며 북한에서 철수했다.

MSF가 출범한 계기는 68년 나이지리아 내전. 국제적십자사의 요청으로 현지에 파견된 프랑스 의사들은 100만명의 난민이 기아로 숨져가는 참혹한 현장을 보면서 국제 민간의료구호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71년 MSF 결성을 주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MSF는 45개국 290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18년간 80개국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