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제감시단 코소보주둔」거부

  • 입력 1999년 4월 24일 09시 01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공습 한 달을 맞는 시점에서도 분쟁해결의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NATO 창설 50주년 정상회담 개막연설에서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낼 때까지 강공을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

하비에르 솔라나 NATO사무총장도 이날 “21세기를 눈앞에 둔 유럽에 ‘인종청소’정책은 설 자리가 없다”며 “동맹국들은 밀로셰비치가 항복할 때까지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전날 몇가지 조건아래 코소보내 비무장 국제감시단 주둔을 허용하겠다는 밀로셰비치의 뜻을 거부한 것이다.

밀로셰비치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특사로 베오그라드를 방문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 러시아총리에게 “NATO군이 폭격을 중단하고 유고 국경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한다면 비무장 유엔 국제감시단의 코소보 주둔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세르비아측이 알바니아계 대표와 직접 협상하게 하고 △그리스 이외의 NATO 회원국이 국제감시단에 끼지 말 것 등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그간 무장병력인 평화유지군의 코소보 주둔을 주장해온 NATO가 ‘비무장 감시단’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코소보 사태는 확전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NATO회원국들은 지상군 파병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평화유지군 코소보 주둔 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일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 밀로셰비치로서도 한달간의 공습으로 군사시설과 사회간접자본시설이 파괴돼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처지다.

아무튼 23일부터 사흘간 워싱턴에서 계속될 NATO 창설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담의 주된 의제는 코소보 사태 해결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NATO 회원국 및 협력국 정상 42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NATO의 미래라는더큰주제도논의한다.

솔라나 NATO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상군 파병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상군 투입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은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코소보사태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희성기자·외신종합연합〉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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