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정상회의 14일 베트남 하노이서 개막

  • 입력 1998년 12월 13일 19시 06분


15,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정상회의에서 아시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시아적 방법’이 모색될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이후 아시아 각국을 강타한 경제위기를 계기로 아시아 국가들은 상호협력 없이는 위기극복이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도 ‘아시아 위기극복 방안’은 주요 의제였다.

일본도 동북아자유무역지대와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통화기금(AMF)구상을 내놓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지역협력체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노이 행동계획〓이번 회의에서는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와 경제통합 가속화 방안 등을 담은 하노이 행동계획이 발표된다.

아시아자유무역지대(AFTA)

의 조기실현을 위해 관세를 5%로 낮추는 목표연도를 당초 2003년에서 2000년으로 3년 앞당기며 2003년까지 관세폐지 품목의 확대를 명시할 전망이다.

또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해 정보공개 △단기자본 이동의 충격을 완화하는 대책 △아시아 단일화폐의 창설 등을 논의, 검토한다.

전체적으로는 금융안정을 위한 ‘질서있는 자본자유화’를 목표로 삼을 방침이다.

또 역내외 투자를 단계적으로 자유화하는 아세안투자자유지역(AIA)계획을 진행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AFTA에 대해서는 이견도 많아 베트남 등 일부국가는 불참을 선언했다.

▼아시아의 단결과 일본의 패권추구〓일본이 주창하고 있는 동북아 자유무역지대 및 아시아통화기금 구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영향력 확대문제와 직결돼 있다.

아시아 단일화폐 구상도 현실적으로 ‘엔화경제권’ 구축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

그러나 이같은 구상은 결과적으로 미국 등 서방의 영향력을 배제하겠다는 것이어서 상당한 국제적 갈등을 불러올 전망이다.

한국은 내심 AMF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미관계를 고려해 공식적으로는 불참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회원국간 결속〓작년 회의에서 캄보디아가 ASEAN에 가입하려 했지만 내전 등 정치적 불안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캄보디아는 이번 회의에서 가입, 회원국이 9개국에서 10개국으로 확대 개편된다.

또한 이번 회의를 통해 그동안 ASEAN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옵서버로 참석하는 관행이 정착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은 정상이 참석하며 중국은 최근 해외여행을 많이 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때신 후진타오(胡錦濤)부주석이 참석하되 ‘부주석 참석을 전례로 삼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기로 해 ‘정상 참석’의 원칙을 간접 확인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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