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6MD램 반도체 세계 첫 양산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13분


삼성전자(대표 윤종룡·尹鍾龍)가 2백56메가D램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본격 생산한다. 이번 생산은 당초 예상보다 2년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 커다란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94년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2백56메가D램은 2001년에야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지금껏 ‘21세기의 반도체’로 불려왔다.

이번 2백56메가D램 제품은 현재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64메가D램과 같은 크기(1㎝×2㎝)로 설계, 기존 컴퓨터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손톱만한 크기에 신문지 2천1백장, 단행본 40권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처리 속도도 1백67㎒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의미〓이번 2백56메가D램의 생산은 한마디로 ‘기술의 승리’. 지금까지 2백56메가D램은 기존 생산 라인을 12인치 웨이퍼로 전면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여겨졌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0.18㎛(1㎛〓1백만분의 1m)급 고난도 초미세 가공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적용, 기존의 8인치 웨이퍼를 그대로 이용했다.

삼성측은 “이번 생산을 계기로 한국이 최근 경제난으로 추가 투자가 불가능,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외부의 시각을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NEC를 중심으로 한 일본업체에서도 2년 후에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삼성의 독주가 예상된다.

▼시장 전망〓올해는 지금까지 주종을 이뤘던 16메가D램이 반도체 시장에서 거의 사라지고 하반기부터는 64메가D램으로 대체되는 시기.

2백56메가D램의 경우 데이터퀘스트 등 전문 조사기관에서도 시장 규모에 대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3년이 지나야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2백56메가D램의 올해 예상 가격은 칩 한개가 약 5백달러(약 70만원). 007가방 하나에 들어가는 7천5백개만 수출하면 최고급 승용차(4천만원) 1백30대를 파는 것과 맞먹는다. 64메가D램이 12,13달러에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초(超)부가가치 상품인 것이다.

게다가 삼성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이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반도체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측은 “D램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업계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며 “2백56메가D램의 경우 세계적으로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중대형 컴퓨터나 워크스테이션, 고급PC를 중심으로 내년 5억달러, 2001년에는 94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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