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美의 오만」특집]『미국은 「지구촌 무뢰한」』

  • 입력 1997년 11월 5일 19시 48분


미국의 오만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것까지는 좋으나 힘만 믿고 국제사회의 모든 것을 전단(專斷)하려 든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3일 미국의 오만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미국은 이제 세계 도처에서 무뢰한으로 비난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대한 불만은 지난주 본에서 열린 지구온난화방지회의에서 드러났다. 각국 대표는 클린턴 대통령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목표가 너무 낮게 책정된데 대해 분노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1이 미국에서 발생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내에서도 미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미국이 회원국들과 사전 협의없이 NATO 확대 대상국을 일방적으로 폴란드 헝가리 체코 3개국으로 정했기 때문. 게다가 미국은 요즘 NATO 확대비용의 분담까지 요구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리비아 방문에 반대한 미국에 대해서 『도대체 미국이 뭐기에 나더러 어디는 가고 어디는 가지말라는 것인가』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헬름스―버튼 법이란 것을 제정해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쿠바와 거래를 못하도록 만든 것이나 다마토 법을 통해 대(對)이란, 리비아 투자를 금지한데 대해서도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은 「미제국주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전횡에 대한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프랑스의 토탈사(社)는 최근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20억달러에 달하는 이란의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계약을 했다. EU국가들은 일제히 토탈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미국으로서도 할말은 있다. 조금만 나서도 곧 『오만하다』 『제국주의다』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반대로 한 발 물러서있으면 『초강대국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인다는 것.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최근 한 강연회에서 『우리가 우리의 리더십 스타일을 (주위로부터) 배우고 듣는 스타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분노와 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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