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中國이 온다]곳곳에 한국음식점 『여기 北京맞나요』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북경(北京)거리에는 한글간판이 도처에서 눈에 띈다.1만여명에 달하는 장기거주 한국인과 연간 50만여명의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음식점 술집 가라오케 등이다. 특히 동3환로의 어양호텔 곤륜호텔 연사백화점 부근에는 춘천닭갈비 마포숯불구이 카스타운 등의 음식점 주점들과 가라오케가 몰려있어 서울의 「먹자골목」을 방불케 한다. 또 북경시 해정구 학원로에 인접한 오도구(五道口)일대는 남북으로 5백여m에 걸쳐 식당과 카페를 비롯해 편의점 노래방 비디오방 등 코리아 타운이 형성돼 유학생 등 한국인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됐다. 중국상주 한국인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관련범죄도 폭증하고 있다. 95년 1백40건이던 한국인관련 각종 사건사고가 지난해에는 2백21건으로 무려 58%나 늘었다. 우리나라의 재외공관이 설치돼 있는 지역중 가장 많은 숫자다. 수교이후 공식화된 중국유학은 한마디로 막혔던 둑이 터진 형국이다. 92년 1백50명에 불과했던 유학생이 5년만에 8천5백명으로 늘었다. 무려 57배다. 이처럼 유학생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갖가지 문제점들이 속출한 건 당연한 일. 중국은 수학능력과는 관계없이 돈만 있으면 유학갈 수 있는 곳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유학브로커들에게 돈을 주고 중국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유학 풍토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학사관리가 엄격해지고 편법입학도 많이 줄었다. 석박사과정의 경우 시험성적이 공개돼 「비공식입학」이 불가능해졌다. 언어연수생을 제외한 학부 본과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의약(中醫藥)전공학생들의 진로문제가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5년제과정을 이수하고 중국국가고시에 합격해도 현행 국내법규상 한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 금년8월 첫졸업생을 배출한 중의약전공 유학생들은 최근 대거 귀국해 대책위를 구성, 정부에 자신들의 유학경력 인정을 요구하고 있어 집단분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북경〓황의봉특파원·허승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