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中國이 온다 上]『30년뒤 美추월』 세계최강 꿈

  • 입력 1997년 8월 21일 20시 32분


《오는 24일로 韓中(한중)수교 5주년을 맞는다. 「중공」에서 「중국」으로 호칭이 바뀐 이후 5년간 양국간 인적왕래는 8배, 경제투자는 17배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양국 수교로 우리에게 동북아 정세의 안정, 교역기회 확대 등 긍정적 측면도 많았지만 조선족 사회의 동요, 밀수 증가 등의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다. 정치 군사 외교 경제 등 각 방면에서 「공룡」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거대 중국. 우리에겐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협」이기도 한 존재다. 한중수교 5년의 의미와 향후 양국관계를 짚어본다.》 지난해 3월 李鵬(이붕)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2010년의 장기목표를 보면 「거대중국」의 모습이 실감난다. 이총리는 『국민총생산(GNP)을 2000년의 두배로 늘리는 등 종합국력과 인민생활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중화민족 자립자강의 웅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같은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은 군사력 증강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90년부터 국방비를 연평균 14%씩 늘리고 있으며 대부분 군현대화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전략핵무기의 개발은 물론 러시아로부터 1백20억달러에 달하는 수호이27과 30을 도입하는 등 공군전력을 최첨단화하고 특히 21세기초 항공모함 등 원양함대를 보유, 해군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는 데 당정군(黨政軍)이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은 눈부신 경제성장에서 비롯된다. 지난 92년 한중수교 이후 5년간 중국은 내리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로 등장했다. 이같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21세기에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을 건설한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21세기 중국은 자연스럽게 군사 정치대국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연평균 8∼10%의 평균성장률을 보일 경우 중국경제는 2010년에 일본을, 2030년에는 미국을 추월해 세계최대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2050년에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백83조달러에 달해 미국의 2배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중수교 후 중국은 「사회주의형제국」 북한에 일방적으로 기울었던데에서 탈피해 「북한과는 전통우의, 한국과는 경제협력」정책을 취해왔다. 이른바 「등거리 외교」를 펼쳐온 것. 그러나 이같은 중국의 남북한 등거리외교가 최근들어 미묘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발생한 黃長燁(황장엽)사건의 처리가 좋은 예. 중국은 망명허용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외교전을 펼친 남북한에 「제삼국으로 출국후 서울행」을 해법으로 제시, 관철시켰다. 당시 한국협상팀 관계자는 『중국이 기계적인 등거리외교 원칙에서 탈피,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같은 태도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라는 기본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사하겠다는 신호다. 이 정책은 다분히 현상유지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중 양국은 서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美日(미일)신안보선언이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은 장기적으로 한국과의 전략적 접근에 관심이 크다. 그러나 한국은 기본적으로 미일군사동맹체제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북한과의 대치상태가 해소되기 전에는 행동반경에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중국 역시 북한의 불만을 초래하면서 한국과의 전략적 제휴를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보고 있다. 鄭鍾旭(정종욱)주중대사는 『분단해소와 통일이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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