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영화VD 불법복제 『비상』

  • 입력 1997년 8월 17일 20시 03분


『첨단 디지털 기술이 무서워요』 컴퓨터를 모르는 컴맹의 하소연이 아니다. 컴퓨터 기법을 이용, 첨단 영상을 창조해내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첨단기술을 갖춘 불법복제자들 때문에 지르는 비명이다. 종전 비디오테이프로는 영화 등을 복제할 때마다 화질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 불법유통에는 자연히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가 등장, 상황이 변했다. 이 디스크에 화면을 담을 경우 아무리 여러번 복사해도 생생한 화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올해초부터 미국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에 담긴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복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디오테이프는 한번에 한개씩밖에 복제가 안됐지만 비디오 디스크를 이용하면 이제부터 이론적으로는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이 한꺼번에 복사를 할 수 있지요』 영상사업자를 주고객으로 하고 있는 지프렌법률회사의 폴 브린스 변호사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14세의 소녀가 영상업체의 시스템에 불법침입해 각종 영상물을 공짜로 볼 수 있는 해킹방법을 인터넷상에 공개,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같은 복제 위험 때문에 영상사업자들은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을 꺼리고 있다. 화질이 좀 떨어져도 비디오테이프를 쓰는게 낫다는 것.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아이디어도 가지가지다. 가장 초보적인 것이 인터넷사이트의 시작화면에 엄중한 경고문구를 띄워놓는 것. IBM의 인터넷담당 법률자문가인 네일 애브람스는 『처벌법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서니베일기술회사의 반 위 부사장은 음반이나 필름,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할 때마다 이용료가 부가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조만간 개발돼 불법복제를 규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브린스변호사는 PC나 멀티미디어장비를 만들때 해킹방지장치를 덧붙이는 하드웨어적인 방법외에는 묘수가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컴퓨터 가격을 대당 1백달러(8만9천원)가량 올릴 이 장치를 누가 하겠느냐는 것이다. 〈허승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