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아사히신문 사설요약]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정리·동경〓권순활특파원] 지난해 잠수함 침입사건에 대한 북한의 유감표명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였던 남북관계는 북한 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의 망명사건을 계기로 다시 긴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회담의 실현도 일단은 어려워졌다. 남북한과의 등거리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이나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미국정부의 입장도 곤란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충격은 북한체제 그 자체가 이미 상상보다 훨씬 불안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을 관련국들에 안겨준 것이다.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경제부진, 잇따른 망명사건은 金正日(김정일)체제가 구축되더라도 북한의 장래가 위기를 내포하고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체제의 급격한 붕괴나 군사적인 폭발, 기아에 따른 무질서를 방지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개방된 나라가 되도록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국제적인 식량원조를 계속하면서 경수로 제공사업을 계속 진행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간 긴장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한국정부에 신중한 대처를 요망하는 것은 일본의 역할이다. 그러한 노력과 병행해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관련국들이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정책협조를 강화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온 것같다. 이를 위해 중국과 미국 한국 일본 혹은 러시아를 포함한 각국의 상호신뢰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반도가 이 이상으로 불안정해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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