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 붉은색이고 옆구리 통증 있다면 요로결석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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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근육 손상 때문에 붉어지기도… 요로결석, 물 많이 마시면 예방 가능
소변에 거품 많거나 붉은색일 땐, 콩팥서 노폐물 거르는 ‘사구체’ 손상
고혈압-당뇨 환자는 정기 검사해야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통해 소변 속의 단백질, 포도당, 혈액, 산도(pH) 등 소변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일산백병원 제공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통해 소변 속의 단백질, 포도당, 혈액, 산도(pH) 등 소변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일산백병원 제공
“소변에서 붉은색이 나와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정상 소변색은 옅은 노란색에서 금색 범위 안에 있다. 보통 수분 섭취량이 많아 소변량이 늘면 소변색은 옅어지고, 소변량이 적으면 금색으로 더 진해진다. 수분 섭취량이 늘면 물처럼 옅은 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갑자기 소변색이 검붉거나 피처럼 빨갛다든지 분홍색으로 보인다면 놀라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무슨 질환을 의심할 수 있을지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한금현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 건국대병원 비뇨기과 박형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평소 먹는 음식으로도 붉은색으로 변해
소변색이 검붉거나 분홍색이라고 꼭 혈뇨인 것은 아니다.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횡문근 융해증) 때문일 수 있다. 혈뇨는 사구체신염과 같은 염증, 신장이나 방광, 전립샘의 종양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나이나 성별, 혈뇨의 양상에 따라 질환의 종류가 달라진다.

가령 젊은 여성이 갑자기 배뇨통, 절박뇨(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움)가 있으면서 혈뇨가 나온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남성 노인이 통증이 없는데도 혈뇨가 나타나다 저절로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면 방광암 검사를 꼼꼼히 시행해야 한다. 또 젊은 남성이 과다하게 근육을 사용할 때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인 경우 근육효소인 미오글로빈 때문에 소변이 붉게 나온다.

평소 과일류나 약으로 인해 소변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음식이나 약에 들어있는 색소 성분 때문이다. 가령 가정에서 먹는 음식 중 비트, 블랙베리 등은 색소 성분 때문에 소변을 분홍색이나 붉게 만들 수 있다. 또 결핵약인 리팜핀을 먹으면 오렌지색이나 붉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한 교수는 “정상적인 소변색 범위에서 벗어나고 섭취한 음식이나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없는 경우엔 신장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옆구리 통증과 혈뇨 동반 시 요로결석
옆구리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이 있거나 통증과 더불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요로결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로결석은 대부분 신장이 소변으로 배출하는 칼슘과 수산이 뭉쳐져 생긴 것이다. 수분 섭취량이 적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몸속의 수분량이 적어진다. 이때 소변 속 결석 성분이 잘 녹지 않아 결석이 쉽게 생긴다. 통증과 혈뇨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은 결석의 모양과 크기, 위치에 따라 다르다. 신장결석은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지만, 요관결석은 옆구리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심한 통증이 생긴다. 방광결석은 잦은 방광염이나,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을 보인다.

박 교수는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식습관 교정”이라며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섭취하되, 여러 번에 나눠 마신다. 술은 오히려 결석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유나 멸치 같은 칼슘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은 요로결석과 상관없다. 칼슘을 함유한 식품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오히려 결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소변에 거품 많고 혈뇨 보이면 사구체 건강 적신호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가 바로 ‘사구체’다. 만약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거나(단백뇨) 갈색 혹은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구체는 노폐물은 잘 걸러주지만, 혈액이나 단백질은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만약 사구체에 손상이 생기면 소변으로 혈액과 단백질이 빠져나가 혈뇨, 단백뇨가 발생한다. 손상이 심해질수록 소변의 단백뇨가 더 많이 나오게 된다. 손상된 사구체는 다시 회복되지 않고 소실된다. 사구체 수가 계속 감소하게 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사구체는 혈관 뭉치이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와 같은 혈관에 손상을 주는 질환들이 오래되면 사구체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면역학적 손상 역시 사구체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혈뇨, 단백뇨가 나오는 환자들은 그 원인이 사구체신장염이 아닌지를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가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 2회 정기적인 소변·혈액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구체신염은 조기에 진단된다면 적절한 치료로 평생 투석을 받지 않게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최근 근육을 만들기 위한 단백질 보충제가 보편화됐는데, 장기적인 단백질 보충제 섭취는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혈압 체크 및 정밀 검사를 통해 질병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수”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소변검사#요로결석#사구체 손상#정기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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