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애 발인…생전 작품 고르는 기준 “흥행 안돼도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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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11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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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명필름
영화 ‘카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명필름
11일 오전 10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김영애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배우 나영희, 오달수, 임현식, 염정아, 문정희, 윤유선, 개그우먼 이성미 등 많은 연예계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후 1백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고인은 전성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을 정도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2012년 췌장암이라는 충격적인 선고를 받고도 투병을 딛고 일어나 그 이전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듬해 영화 ‘변호인’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최저 생계비로 사는 20년차 청소 노동자(영화 ‘카트’)와 치매로 길을 잃는 노모(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딸의 아이를 실수로 잃은 후 서서히 미쳐가는 어머니(영화 ‘현기증’) 등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데 열연했다.

그는 ‘변호인’ 출연 전까지만 해도 “정치색 있는 영화는 거리를 뒀다”고 했지만 이후 노동문제를 그린 ‘카트’에도 과감하게 나섰다. 카트 개봉 당시 그는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수입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제대로 표현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처음으로 노동현실을 알리면 좋겠다는 사회적 의무감으로 촬영했다”고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기증’의 경우 “정말 돈 생각 안 하고 교통비 정도만 받고 출연했다”는 그는 딸이 갓 낳은 손녀딸을 잃은 할머니이자 엄마를 연기하며 “한 달 넘도록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후유증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우먼동아와 인터뷰에서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변호인’은 이런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를 누가 볼까 하면서 출연했고, ‘카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게 흥행할까 싶었다”고 밝히며 “흥행은 안 되겠지만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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