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시대①] 공유의 실험은 계속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9일 06시 57분


배우 공유.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배우 공유.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공유를 공유(共有)하다. 여성에게선 사랑스러움의 눈빛을, 남성에게선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다. 연기자 공유(37). 데뷔 15년차인 그가 큰 키에 탄탄한 몸매, 소멸할 것 같은 작은 얼굴의 나무랄 데 없는 매력으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스크린을 종횡무진한 뒤 안방극장으로 넘어와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로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0년 만에 또 다른 모습으로 화제몰이 중이다. 공유에 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 스포츠동아가 알려드린다.

실험성 짙은 영화 ‘부산행’ 반전흥행
이번에는 ‘도깨비’로 안방극장 점령
영화에선 실험…드라마선 안전 전략


바야흐로 ‘공유시대’다. 올해 초 영화 ‘남과 여’를 비롯해 ‘부산행’ ‘밀정’ 등 잇단 흥행으로 촉발된 ‘공유앓이’는 안방극장으로 넘어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됐다.

군 복무 시기를 제외하고 공백 없이 꾸준히 연기해왔지만, 지금처럼 공유에 대한 관심의 열기가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 2007년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올랐던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움으로 상징되는 ‘로맨틱’한 이미지만 고수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잇따라 선택하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덕분에 ‘스타’라는 이미지보다 배우로 각인되는 데 성공했다. TV에서는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고, 로맨스 드라마를 통해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 드라마…‘안전’ 전략

‘도깨비’는 8일 현재까지 단 2회가 방송됐지만, 공유는 벌써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커피프린스 1호점’까지 잊게 하는 대표작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역대급’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2일 방송한 1회(6.9%·닐슨코리아)는 그동안 tvN이 방송한 모든 드라마의 첫 회 시청률을 뛰어넘었다.

‘태양의 후예’의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고, 무엇보다 ‘불멸의 도깨비’가 어떤 캐릭터보다 매력적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공유가 아니었으면 과연 누가 했을까”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에게 최적화한 캐릭터이지만, 그는 이 드라마를 선택하기까지 꼬박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전작 ‘빅’이 참패해 이후 또 다시 드라마를 결정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제 아무리 ‘시청률 제조기’라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김 작가가 “5년 동안 공유에게 ‘까였다’”고 말할 정도로 숱하게 러브콜을 보내왔지만 거절했다. ‘태양의 후예’도 공유가 송중기보다 먼저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스케줄 조율의 어려움과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공유는 ‘스타 등용문’이라고 알려진 ‘학교’ 시리즈 출신이다. 2001년 KBS 2TV 드라마 ‘학교4’를 통해 데뷔해 ‘언제나 두근두근’ ‘거침없는 사랑’ ‘스무살’ ‘스크린’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학교’를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

하지만 2005년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 ‘건빵선생과 별사탕’과 ‘커피프린스1호점’은 그에게 새로운 위상을 갖게 했다. 여기에 ‘도깨비’까지 모두 로맨스물이다. 세련된 외모를 앞세워 흠 잡을 데 없는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며 그는 어린 아이와 같은 ‘개궂은’ 모습으로 ‘로맨틱 가이’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배우 공유.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배우 공유.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 스크린…‘실험’의 연속

공유는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를 자신의 손에 넣었다. 1156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이다. 공유가 좀비 소재 영화에 출연하다고 했을 때 가까운 동료들마저도 ‘어떡하려고 그러느냐’면서 우려했다. 성공이 보장된 안전한 길이 아니라는 표시다.

공유의 생각은 달랐다. ‘부산행’을 내놓으면서 그는 “새로운 소재의 매력적인 이야기는 관객과 통한다는 느낌이 왔다”고 밝혔다. 생각은 흥행 과녁을 적중했다. 뒤늦게 ‘공유의 선택이 옳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었다.

사실 공유의 실험이 흥행 결과로 돌아온 영화는 ‘부산행’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주연한 영화들 가운데는 유독 ‘반전 흥행’을 거둔 작품이 많다. ‘부산행’처럼 ‘왜 출연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작품도 여러 편. ‘도가니’가 대표적이다.

공유는 군 복무 시절 병장으로 진급하면서 선물로 받은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하루 밤새 다 읽고 “언젠가 여건이 허락한다면 꼭 영화로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09년 제대 뒤 영화 기획에 직접 나서 2011년 세상에 내놓았다. ‘도가니’는 사회고발 성격이 짙은 내용이지만 여러 한계를 딛고 466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실험은 계속됐다. 최근 저조한 성적에 머무는 정통 멜로 장르를 기피하는 여느 배우들과 달리 전도연과 손잡고 영화 ‘남과 여’를 완성하기도 했다. ‘멜로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영화 입장에서도 단비와 같은 작품이다.

‘남과 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공유의 다른 면모는 돋보였다. 공유는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로맨틱 코미디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남과 여’를 택했다고 밝혔다. “진지한 어른들의 사랑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공유가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 동안 출연한 영화는 총 다섯 편. 이를 통해 모은 관객은 총 2808만명이다. 평균하면 편당 561만명. 주연작을 반드시 흥행으로 이끄는 ‘티켓파워’를 증명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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