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우도 기러기 아빠 “아이에게 가난 물려주기 싫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12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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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우도에 가서 일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불만이 쌓인 딸이 ‘동상이몽’에 함께 했다.

11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8년 동안 집을 나간 아빠와 그런 아빠와 감정의 골이 깊어진 10대 딸의 사연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10대 딸 신라 양의 입장이 공개됐다. 신라 양은 8년 전 아빠가 우도로 거쳐를 옮겨 서운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아빠가 집을 찾았지만 아빠와 딸 사이는 서먹서먹한 것은 물론, 아빠가 일하는 우도로 가기도 했다. 갑작스런 딸의 방문에 아빠는 반가워했지만 어색해했다. 아빠와 친해지려고 딸은 애교도 부렸지만 아빠는 남만 챙기기에 바빴다.

신라 양은 “왜 아빠가 ‘동상이몽’을 찍자고 했는지 모르겠다. . 아빠와 추억을 만들 줄 알았는데 추억을 만들자고 해놓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빠에게 가족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우도에 혼자 남겨진 신라 양은 상처를 받았고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아빠는 딸에게 좋은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딸은 그저 아빠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라 양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그랬으니까 포기 상태다. 이해하다 놔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에 있는 가족들을 두고 우도에 장사하러 온 기러기 아빠 박일현 씨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빠는 아빠는 우도에 정착하려고 간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갔던 것. 사업 실패 후 자살시도까지 한 적이 있는 아빠는 우도를 가게 된 것이다. 실제로 아빠는 한 가지의 사업만 운영하는 게 아니었고, 외지 사람으로 섬에서 잘 어우러져 살기 위해 본인의 일로 바쁜 와중에도 다른 사람들의 일까지 나서서 도왔다.

일을 끝내고 쓸쓸히 집에 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가 일쑤였던 아빠에게 오는 딸의 문자는 용돈을 달라는 말 뿐이었다.

아빠는 오랜만에 제주도 집을 갔지만 딸 신라 양과 다투게 됐다. 신라 양은 아빠의 힘든 점은 이해하지 못한 채 서운한 점만 쏟아냈다. 평소 10대 딸은 오랜만에 연락할 때마다 콘서트를 보내달라, 용돈을 부쳐달라고 문자를 했다. 아빠는 딸의 그런 연락이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집을 찾았지만 TV를 봐야한다며 대면대면하는 딸의 모습에 서운함을 느꼈다.

이에 아빠는 “넌 아빠가 몸 아프다고 했을 때 전화 한 통 해 준 적이 있느냐. 나도 정말 힘들다. 이 집이 낯설다. 너희는 집에 오면 다 있지 않느냐. 나는 혼자 있어야 한다. 진짜 힘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딸은 “내 친구 아빠들은 딸이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더라. 근데 아빠는 모르잖아”라며 눈물을 쏟았다.

가족들은 결국 서로의 무심함을 탓하며, 아빠의 우려대로 싸우게 됐다. 아빠는 2년 만에 찾아온 집에서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밖으로 나가 모텔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이 모습을 본 양세형은 “아빠가 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딸도 아빠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소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MC 김구라는 “아빠가 아들·딸 대학 등록금에 결혼 비용도 벌어야 한다. 앞으로 10년은 벌어야 한다. (딸의 바람대로) 일을 쉴 수가 없다”라며 아빠의 상황을 대변했다.

아빠는 “최대한 아무리 바빠도 집에 자주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화나 문자를 하루에 한 두번은 하겠다”라며 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i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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