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세대가 뜬다①] C세대, 한류·대중문화를 이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5일 08시 00분


‘혁신의 아이콘’ 김태호-‘변화의 매개체’ 나영석-‘K스토리의 힘’ 김은숙·박지은(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혁신의 아이콘’ 김태호-‘변화의 매개체’ 나영석-‘K스토리의 힘’ 김은숙·박지은(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 3. C세대의 주역

1980년대 말 민주화의 격랑이 지나간 뒤 문화적 소비의 열린 공간 안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대가 탄생했다. 조직문화가 강한 한국사회에서 개인주의를 처음 ‘실천’한 세대, 강한 문화적 취향을 통해 자아를 표현한 세대,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탈권위주의적이고 자유로운 개성이 뚜렷했던 이들을 세상은 ‘X세대’라 불렀다. 그리고 20여년 뒤. 그들은 40대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청춘이 향유했던 문화적 취향을 버리지 않은 채 경제력을 보태 유력한 대중문화 소비층으로 자라났다. 스포츠동아는 이들을 ‘C세대’라 부른다.

‘무한도전’ 김태호·‘꽃보다’ 나영석 PD
예능프로그램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

김은숙·박지은 작가 ‘K 드라마의 힘’
‘태양의 후예’‘별그대’ 한류열풍 주역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1990년대 자유분방한 사고와 행동으로 기성세대에 ‘반기’를 들었던 X세대. 이들은 시간이 흘러서도 기발한 창의력을 앞세워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과거 대중문화의 소비자에서 이제는 생산자로 탈바꿈해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하는 이들이 바로 ‘C세대’(Creative Generation)다. 한류는 물론 대중문화 콘텐츠를 이끄는 힘도 이들에게서 나온다.

● ‘예능계의 쌍두마차’ 김태호·나영석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는 MBC ‘무한도전’과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삼시세끼’ 시리즈 등을 각각 연출하는 김태호(41) PD와 나영석(40) PD는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이끄는 두 사람은 뛰어난 기획력과 섭외력 그리고 대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는 선구안을 자랑한다. 남다른 창의력으로 손대는 콘텐츠(아이템)마다 흥행시키며 방송가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김태호 PD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매주 고정된 형식에서 벗어나고 기존의 리얼리티와도 거리가 멀다. ‘프로레슬링’ ‘스피드레이서’ ‘댄스스포츠’ ‘선거 특집’ ‘무한도전 가요제’ ‘토토가’ 등은 그 대표적 작품이다. 방송 10주년으로 기획 중인 ‘우주특집’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나영석 PD는 ‘변화’의 매개체다. 비슷한 포맷이라 해도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이끌어낸다. 여행을 즐기고 하루 세 끼 밥을 해먹고는 등 그동안 예능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아주 일상적이고 단순한 아이템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나 PD는 스포츠동아 인터뷰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며 “가장 단순한 소재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고 말했다.

● ‘K 스토리의 힘’ 김은숙·박지은

김은숙 작가(43)는 드라마 ‘상속자들’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태양의 후예’로 한국을 넘어 물론 해외 팬의 입맛까지 제대로 맞췄다. 그만큼 시청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고 듣고 싶어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는 평을 듣는다. 2004년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을 성공시킨 그의 필력은 ‘신사의 품격’과 ‘상속자들’의 중국 드라마와 영화로 발전시켰다.

박지은 작가(40)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프로듀사’를 통해 이미 흥행력을 입증 받았던 그는 예능프로그램 작가 출신답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위트 있는 대사와 코믹한 장면 등을 통해 캐릭터 하나하나에 힘을 불어넣는 재능은 박 작가의 재능이 한껏 드러나는 지점이라는 평가다.

● “문화적 향유의 세례”

이들 말고도 대중문화계와 그 콘텐츠를 생산하며 흐름을 이끌고 있는 40대(Young 40)는 많다. 모두 자유분방한 개성으로 20대의 젊은 시절 다양하게 쏟아진 대중문화 콘텐츠의 세례를 받았다.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문화적 취향을 드러낼 수 있었던 시대적 공기가 이들의 감각을 키웠다. 자신들보다 앞선 세대로부터 이어받은 사회적 책임감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콘텐츠와 스토리의 또 다른 진중함을 갖게 했을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재능은 노력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의 황금기를 보냈던 이들이다. 그렇게 쌓은 자양분과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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