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게스트 토크쇼가 사라진 이유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4일 06시 55분


강호동이 진행한 ‘무릎팍도사’. 사진제공|MBC
강호동이 진행한 ‘무릎팍도사’. 사진제공|MBC
‘떼 토크’ 형식의 리얼리티 예능이 유행
게스트 섭외 중요도 높아 위험부담 커
MC와 게스트 이야기 집중효과는 장점


게스트들이 ‘떼’지어 출연하는 토크프로그램의 형식이 굳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모든 출연자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말을 쏟아내면서 시청자는 한 사람에게 집중하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과거 토크쇼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게스트의 진지함을 끄집어냈지만 이제는 그 맛을 잃어가고 있다.

1990∼2000년대만 해도 방송사를 대표하는 1인 토크쇼가 인기를 모았다. 1995년 ‘이홍렬 쇼’, 1996년 ‘서세원쇼’, 1997년 ‘이승연의 세이 세이 세이’, 1998년 ‘김혜수 플러스 유’ 등이 대표적이다. 강호동이 진행한 MBC ‘무릎팍도사’도 기존의 정형화한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모두 보조 MC를 두긴 했지만 메인 MC의 상징성이 컸다. 화려한 입담과 게스트에 대한 진정성 어린 접근과 재치의 감각으로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줬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는 리얼리티 성격의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스튜디오보다는 야외에서 촬영하는 프로그램이 늘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토크쇼라고 해도 게스트의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많아졌다. 토크프로그램이더라도 그 대화의 주제는 신변잡기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현재 방송 중인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이경규·김제동·성유리 3인 공동 진행으로 1인 게스트에 집중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1인 토크쇼는 이제 볼 수 없는 걸까. 1인 토크쇼는 이름을 내건 진행자와 게스트가 중심이 되면서 프로그램의 성패가 이들의 활약 여부에 갈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MC에게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고, 제작진 입장에서는 어떤 게스트를 섭외하느냐가 중요해진다. 그럼에도 시청자의 피로감을 감안해 방송가에서는 1인 토크쇼 제작에 관한 논의가 조금씩 시작되는 분위기다. MBC 원만식 예능본부장은 1인 토크쇼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MC와 게스트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해당 게스트의 모든 면을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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