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사들, 대기업 독과점 맞서 자체 배급사 설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0월 21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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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사들이 대기업 계열의 배급사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에 맞서 제작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배급사를 직접 꾸렸다. 이름은 리틀빅픽쳐스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와 영화사 청어람, 리얼라이즈픽쳐스, 명필름, 주피터필름, 케이퍼필름 등 10개 회사가 모여 만든 리틀빅픽쳐스는 앞으로 1년에 약 3편의 영화를 직접 배급하는 한편 공동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개사는 각각 5000만원씩을 출자해 공동 기금을 마련했고, 6월 부산영상위원회 등과 손잡고 부산영화투자조합1호, 대한민국영화전문투자조합1호를 통해 공동펀드를 조성했다.

리틀빅픽쳐스 출범에 맞춰 제협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의 창작 권리를 인정하고 합리적인 배급 수수료를 책정할 계획”이라며 “공정한 계약과 수익분배로 건강한 영화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은(명필름) 제협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인 원동연(리얼라이즈픽쳐스)·최용배(청어람)·엄용훈(삼거리픽쳐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은 회장은 “영회시장의 절반 이상을 대기업이 점유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은 물론 극장 설립 비용을 제작사와 배급사에게 요구하는 불합리한 제도가 묵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배급사의 지분은 늘어나는 데 비해 제작자 지분은 줄어든다”며 “창작 주체인 제작자가 신나게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질서를 바르게 잡기 위한 선택”이라고 리틀빅픽쳐스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2012년 영화진흥위원회 산업통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총 스크린수 및 좌석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배급사별 점유율은 CJ엔터테인먼트(26.7%) 쇼박스(12.6%) 롯데엔터테인먼트(12%) 순으로, 대기업 3사의 점유율이 51.3%에 이른다.

대기업의 영화시장 독과점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제협은 또 극장이 제작사의 동의 없이 진행하는 무료관람권 배포도 문제로 지적했다.

앞서 제협 소속 23개 영화사는 CJ CGV 등 멀티플렉스 4곳을 상대로 무료관람권 배포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 최근 승소 판결을 받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극장의 디지털필름 상영시스템 비용 일부를 제작사와 배급사가 책임지는 현재 관행 역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용배 대표는 지난해 말 영화 ‘26년’을 개봉하면서 디지털필름 사용료로 거액을 떠안았다며 “대기업 극장과 맺은 노예계약이나 다름없었다”고 밝혔다.

제협은 극장 설비 부분까지 제작사가 떠안는 건 부당하는 입장. 현재 최 대표는 극장 디지털필름 상영시스템을 전담하는 업체 디시네마오브코리아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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