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TV오디션… 시청률은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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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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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몰고 온 Mnet ‘슈퍼스타K’(슈스케)가 첫 방송을 시작한 후 3년 가깝게 흘렀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여전히 TV를 점령하고 있다.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이 각각 ‘위대한 탄생2’(위탄2)와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K팝스타)를 내보내고 있고, 케이블에서도 Mnet ‘보이스 코리아’(보코)가 지난달부터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시청자 투표와 심사위원 점수 등으로 최후의 한 팀을 가린다는 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 흥행 성적에서는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방송을 시작한 MBC 위탄2는 1회에서 시청률 12.2%를 기록한 후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위탄1의 경우 생방송 경연에 들어가면서 시청률이 20%를 넘어섰으나, 위탄2는 지난달 10일 첫 생방송 경연을 시작한 이후에도 12∼13%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K팝스타와 보코는 상승세다. 지난해 말 9.3%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K팝스타는 최근 16∼17%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주 연속 케이블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보코의 상승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2월 10일 2.3%로 시작해 4회가 방송된 2일에는 6%를 기록해 한 달 만에 3배 가까이로 시청률이 올랐다.

이 같은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슈스케 등 과거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가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K팝스타의 경우 산업적 관점에서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사장 혹은 대표적 인물이 아이돌을 선발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슈스케와 선을 그었다. 가요평론가 김작가 씨는 “앞서 슈스케와 위탄이 참가자들의 절절한 사연에 주목했다면 아이돌 지망생을 선발하는 K팝스타는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에만 집중해 더 많은 볼거리, 압축적인 재미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한다”는 모토를 내건 보코는 2010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영된 뒤 이듬해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더 보이스’의 한국판이다.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의 외모나 퍼포먼스를 보지 않고 노래 실력만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과 형식상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나이가 많거나 뚱뚱해 가수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이나 가면을 쓰고 활동했던 현직 가수가 등장한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평범한 인물이 성공하는 과정이 대중의 감수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한 블라인드 오디션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위탄은 2010년 시작부터 슈스케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멘토인 뮤지션들이 직접 평가자로 나서다 보니 ‘독설’보다는 온정에 기댄 평가가 많아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이 프로는 MBC 파업 사태로 MC였던 오상진 아나운서가 개그맨 박미선 씨로 대체되는 등 진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 방송사의 PD는 “보통 새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면 최소 6개월의 준비시간이 필요한데 위탄2는 위탄1이 끝난 후 2개월 만에 들어갔다”면서 “준비기간이 짧아 타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전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은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선전해온 K팝스타의 경우 생방송으로 들어서면서 기존 프로그램들의 경선 시스템과 비슷해 이전만큼의 긴장감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지금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현재 인기를 얻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지 않으면 대중으로부터 금세 외면받게 된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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