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영역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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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7시 00분


키이스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설립한 ‘홀림’이 제작한 드라마 ‘드림하이’(오른쪽 위 사진)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성장한 배우 김수현(왼쪽사진). 배우 하지원의 소속사가 배출한 아이돌 그룹 더블에이. 스포츠동아DB
키이스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설립한 ‘홀림’이 제작한 드라마 ‘드림하이’(오른쪽 위 사진)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성장한 배우 김수현(왼쪽사진). 배우 하지원의 소속사가 배출한 아이돌 그룹 더블에이. 스포츠동아DB
■ 새 트렌드 ‘멀티 엔터’

“연기자-가수 전문기획사는 잊어라”

배우-아이돌 소속사 한지붕살이 붐
아이돌 소속사는 연기 전수받고
배우소속사는 아이돌 키워 케이팝 진출
해외시장 공략루트 다양화 윈윈


“이제는 기획사도 ‘멀티엔터’ 시대!”

한국의 대중문화가 여러 국가에서 문화 콘텐츠로 주목을 받으면서 변한 것은 연예인 뿐만 아니다.

그들을 키우고, 관리하는 연예기획사들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예전처럼 연기자 전문 기획사, 가수 전문 음반 제작사라는 구분은 이제 옛말이다.

연기자를 전문으로 발굴하고 육성, 관리하던 기획사가 아이돌 가수를 기획해 케이팝 시장에 뛰어들고,

반대로 오랜 역사를 지닌 음반기획사는 연기자 전문 매니지먼트사와 손을 잡고 연기자 육성에 나서고 있다.

● 아이돌 기획사, 배우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SOS’

카라, 레인보우의 소속사 DSP미디어는 최근 김선아 성유리 김범 박민영 이진 등 10여명의 연기자들을 보유한 킹콩엔터테인먼트와 업무제휴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킹콩 엔터테인먼트는 DSP미디어 소속 가수들의 드라마, 영화 출연 교섭을 대행하게 된다. DSP미디어 측은 20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활동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을 연기자 매니지먼트에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를 느껴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손담비, 애프터스쿨 소속사인 플레디스는 업무제휴를 넘어 현재 중견 연기자 전문 기획사와 아예 합작법인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손을 잡는 이유는 마찬가지.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해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이런 필요성은 플레디스의 파트너 회사 역시 같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평소 숙원이던 케이팝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 배우전문기획사, 아이돌 시장에 ‘군침’

그런가 하면 하지원 김승우의 소속사 웰메이드스타엠은 11월 초 남성 아이돌 그룹 더블에이를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시장에 뛰어들었다. 웰메이드스타엠은 내년 3월에는 걸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이다. 배용준 임수정 등이 있는 키이스트, 하정우 지진희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도 아이돌 그룹을 목표로 현재 남녀 연습생을 훈련시키고 있다.

과거 대형 음반제작사로 이름을 떨치다 현재는 드라마 제작사로 친숙한 팬엔터테인먼트, 예당엔터테인먼트 등도 ‘음반 명가’ 재건에 나섰다. 예당은 3월 걸그룹 치치를 데뷔시켰고 임재범과 조관우, 국카스텐을 잇달아 영입했다. ‘겨울연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도 현재 음반사업부를 확대해 아이돌 그룹을 기획중이다.

웰메이드 측은 “앞으로 가수와 연기자로 활동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을 계속해서 키워내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다양한 한류수요, ‘멀티 엔터’로 대비

키이스트와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홀림’은 이런 ‘멀티 엔터’ 기획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홀림’은 첫 작품으로 드라마 ‘드림 하이’를 제작해 성공을 거두웠다. 드라마 방영 전까지 기대주였던 김수현을 한류스타로 만들었고, 드라마에서 등장한 노래는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또한 판권은 일본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고가로 판매됐다.

플레디스 관계자는 “이제는 가수나 연기 한 분야로는 한류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가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과 배우를 키워 내는 것이 서로 노하우가 다르다.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회사가 합작한다면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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