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스타의 불황 뚫기] ① 더 뛰고…덜 받고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8시 37분


올 초 새 정권의 향후 정책의 색깔을 함축하는 여러 슬로건도 탄생했다. 이중 많은 사람에게 회자된 것이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 요즘 연예계 역시 극심한 경기 불황에서 예외일 순 없다. 특히 주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CF의 경우 기업의 흥망, 나아가 경기 흐름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연예인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갈수록 출연하기 힘들어지는 CF를 지키고, 따내기 위해 ‘비즈니스 프랜들리’로 정신을 재무장(?)했다.

○‘계약보다 더! 원한다면 얼마든지’-SA 급 스타

톱스타 중에서도 손에 꼽는 이른바 ‘스페셜 A’(SA급)은 그동안 1년 전속 계약을 기준으로 TV CF 2편, 지면 광고 2편, 행사 참여 2회를 조건으로 해왔다. 광고주 입장에선 고액의 개런티를 조금이라도 깎아보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실상 여의치는 않다. ‘한 번 떨어진 몸값을 다시 올리긴 힘들다’는 SA 스타들의 자존심이 버티고 있기 때문.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계약 조건의 유연함이란 것이다.

SA급 스타들은 특히 광고주 관련 행사에 참여해 ‘까칠했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응해주고 있다. 톱 여배우 A의 한 측근은 “계약서상에 명시된 행사 참여는 2회였지만 지금까지 4회나 나갔다”며 “행사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선만 아니면 대체로 응해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행사 참여시 별도로 주는 일명 ‘거마비’도 언급하며 “과거 1∼2,000만 원대를 상회하던 것이 요즘엔 기름값과 의상, 미용비용 정도인 2∼300만 원 대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발로 뛰는 광고 영업’-중간급 스타의 경우

경기 불황은 사실 중간급 스타들에게 더 큰 문제이다. 중간이 사라지는 불황의 특성이 CF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한 관계자는 “광고주의 모델 기용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는 모델 에이전시 또는 광고 대행사와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며 “자주 얼굴을 내비치고 소속 연예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만이 불황을 이기는 유일한 타개책”이라고 털어놨다.

○‘광고 전용 프로필도 찍는다’-신예 스타의 경우

CF가 드라마나 영화에 버금가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는 점에서 신인에게는 불황이 도리어 기회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고 싶은 광고주의 니즈에 부합된다면 말이다. 스타탄생의 또 다른 등용문인 CF에 출연하기 위해 신예 스타들은 요즘 광고 전용 프로필을 찍는다.

한 관계자는 “방송사나 영화사에 배포하는 프로필과 별개로 광고용 프로필을 촬영하는 추세”라며 “방송사용 프로필의 강렬한 인상과 달리 주로 웃는 친근한 표정을 지으며 촬영을 한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 패키지 CF’-불황의 또 다른 트렌드

인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CF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서인영-크라운제이, SBS ‘패밀리가 떴다’의 박예진-이천희 콤비. 패키지 CF의 인기는 SA급 스타 1인의 등장보다 인지도와 호감도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다.

한 광고 관계자는 “개런티 측면에서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여러 스타의 출연으로 다양성과 동시에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패키지 CF를 선호하는 움직임”이라며 “단체 CF는 또한 전속이 아닌 3개월 혹은 6개월 단발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광고주 입장에선 향후 더 유연한 광고 캠페인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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