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승교수의 미디어 월드]디지털시대 신문의 선택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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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디어 산업은 2000년 닷컴 거품 이후 5년 만에 완전히 부활한 웹이 그 중심에 있다.

블룸버그는 웹 광고가 지난해 성장률 21%를 넘어서 32%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광대역망의 확장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는 66%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넷닷컴(Cnet.com)의 분석처럼 웹 세대가 시장 중심세력으로 들어설 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블룸버그의 예측은 타당하다. 웹 세대에 의한 미디어 융합의 혁명이 임박했다.

그러나 이 혁명이 세상을 한꺼번에 바꿔 놓지는 못할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구세계의 생존 가능성을 타진하는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비즈니스 위크’ 최근호 존 파인 씨의 기사는 내일의 신문이 살아가는 법을 다루고 있다.

첫째, 포털사이트 구글과 싸워 이겨야 한다. 가장 단가가 높은 광고주를 탈환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누군지 정체를 파악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이들을 위한 지면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양동작전을 구상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처럼 신문을 가장 기피하는 독자들을 위해 온라인에서는 뉴스를 다이제스트로 무료 제공하고 대신 종이신문은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엘리트 페이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무자비할 정도의 재편이 필요하다. 주식 정보나 TV 편성표는 온라인으로 옮기고 특파원 배치도 재고해야 하며 전문가의 블로그들과 제휴해야 한다. 편집국 기자가 다 만든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

넷째, 독자들을 이용해야 한다. 텐트 안으로 끌어들이면 파트너가 되지만 텐트 밖에 세워두면 경쟁자가 되는 것이 디지털 시대의 수용자들이다.

이 기사의 키워드는 타협이다. 내가 가진 것을 지키려고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다른 것을 제시하고 특히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포털사이트 야후에 ‘핫존’이라는 뉴스사이트를 갖고 있는 분쟁지역 전문기자 케빈 사이츠 씨의 예를 보라. CNN, NBC에서 이름을 떨쳤던 사이츠 씨는 한 인터뷰에서 네트워크 TV의 권력을 왜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TV보다 더 큰 권력의 잠재성을 지닌 웹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제작비, 광고 수익, 대사건, 시청료 등 방송사의 이해관계만 따지며 간섭하고 취재를 제약했던 간부에게 질렸던 사이츠 씨는 ”큰 사건들이 담고 있는 작은 이야기를 한곳으로 연결하면 좀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달에 4000만 건의 접속을 확보한 것은 큰 사건과 작은 이야기 사이의 타협 필요성을 터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시대를 위한 준비는 옛것과 새것의 타협에서 시작돼야 한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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