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스카이 라이프 “VIP를 잡아라”

  • 입력 2002년 12월 3일 19시 09분


1일 오후 제주도에서 우도로 가는 선상. 객실에 설치된 위성방송 TV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빌딩 숲에 가려진 도심과 달리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망망대해에서 위성으로부터 직접 수신하는 TV의 화질은 수준급이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논란을 벌였던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대신 최근 승용차 버스 배 등에서 TV를 수신할 수 있는 ‘이동체 서비스’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스카이라이프 황규환사장은 “적도 상공을 돌고 있는 위성체의 특성상 이동시 동서방향 보다는 남북으로 이동할 때 수신장애가 적다”며 “국토가 남북으로 긴 한국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위성방송 수신율은 95%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카이라이프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타겟 계층은 이른바 ‘뒷자리 면허고객’. 차량에서 TV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운전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앉는 이들이기 때문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지역구 출장이 잦은 국회의원 등이 특별 마케팅 대상이다.

사업조정팀 신숙경 과장은 “이들은 대체로 ‘고급 정보에 목마른’ 고객들로 이동 중에도 뉴스나 증권채널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 이동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은 모두 600여대. 승용차가 36%, RV차량이 44%, 공항 리무진과 고속버스 등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레저용 RV차량 출고시 옵션으로 위성 안테나를 장착하는 사업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위성방송은 서울의 삼성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나 그랜드 힐튼 호텔, 삼성 PAVV TV고객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전북대 정용준 교수(신문방송학)는 “위성방송의 지상파 방송 재전송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카이라이프의 고급 고객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전략’은 매체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제주〓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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