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내달 방영 SBS 사극 ‘대망’ 김종학 PD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03분


SBS ‘모래시계’ MBC ‘여명의 눈동자’ 등 자신이 연출한 작품의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김종학 PD. 10월 방영되는 SBS ‘대망’을 연출하는 그는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다 여러 차례 그릇을 깨뜨리듯 공들인 드라마 한편을 내놓겠다”고 말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SBS ‘모래시계’ MBC ‘여명의 눈동자’ 등 자신이 연출한 작품의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김종학 PD. 10월 방영되는 SBS ‘대망’을 연출하는 그는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다 여러 차례 그릇을 깨뜨리듯 공들인 드라마 한편을 내놓겠다”고 말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1995년 ‘귀가시계’를 아십니까. 이 별명은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 수여된 ‘훈장’이었다. TV와 가깝지 않았던 남성 직장인들이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던 것.

이 드라마는 당시 6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국을 ‘모래시계’ 열풍으로 뒤덮었고 ‘모래시계 세대’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드라마가 시대를 앞서갔다. ‘모래시계’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삼청교육대 등 역사의 상흔이 있었다. 드라마가 과거의 역사적 상처를 다룬 것이다.

10월12일 첫회 방영 예정인 SBS ‘대망’(大望)을 연출하는 김종학 PD를 14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만났다. 그가 ‘모래시계’ 신화의 또다른 주역인 작가 송지나와 7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작품이다.

-송 작가와 7년만의 ‘재결합’이다.

“‘모래시계’ 후유증일지 모른다. 두사람이 영화사(제이콤)도 운영해보고 영화 준비도 했지만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내공(內功)이 상당했지만 시스템의 뒷받침이 없어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작품에 대한 관심도 좀 달랐다. 송 작가는 멜로를, 난 휴먼 스토리가 하고 싶었다.”

-‘송지나 없는 김종학, 김종학 없는 송지나’는 서로 힘들었던 것 아닌가.

“결론은 그렇다. 나는 99년 SBS ‘백야 3.98’로 쓴 맛을 봤고, 송 작가도 SBS ‘달팽이’ ‘카이스트’ 등 수작을 썼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대망'

-자녀 교육 때문에 뉴질랜드로 이민갔던 송 작가 근황은 어떤가.

“송 작가는 현재 일산에서 작품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대본은 8부까지 나온 상태다.”

‘대망’은 24부작으로 시영(한재석)과 무영(장혁), 두 이복 형제를 중심으로 상인의 성장과 몰락 등 조선 후기 자본주의의 형성 과정과 신분 사회를 뛰어넘으려는 투쟁을 다뤘다. 사극이라지만 시기에 대한 언급이나 설명은 없다. 이요원과 손예진이 두 형제와 애증관계에 있는 동희와 여진으로 출연한다. 충북 제천에 40억원 규모의 오픈 세트를 제작한 것을 비롯, 편당 1억5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대망’은 어떤 작품인가.

“‘퓨전 사극’이다. 한쪽에는 ‘삼성’ 같은 거상이 있고 또다른 쪽에는 민초들이 만든 상인 그룹이 있다. 이 작품은 양측의 대립을 통해 ‘돈은 어떻게 벌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다룬 경제 사극이자 멜로 드라마다. 영화 ‘와호장룡’을 연상시키는 무협 액션이 가미될 것이다.”

-‘모래시계’의 두 주역이 사극으로 만난 게 의외다.

“송 작가와 의견을 나누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할 사극을 만들자고 했다. 왜 우리 방송에는 사극은 많아도 영웅이 없나? 사극의 ‘옷’을 빌려 멋지게 살다간 영웅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패밀리’의 한 사람인 최민수가 빠졌다.“주요 배역의 하나를 부탁했는 데 어렵다고 하더라. 아마 주인공 아버지뻘 배역이어서 그런 것 같다. 배우는 언제나 젊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데 이 사실를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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