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KBS역사스페셜 "조선시대 제주도는 군사요새"

  • 입력 2000년 9월 8일 19시 02분


조선 당시 유배지 정도로만 여겨지던 제주도. 그러나 이곳은 특별한 방위 체계를 가진 군사요새였다는 분석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KBS1 ‘역사스페셜’은 9일 밤8시 ‘최초 공개! 탐라순력도, 제주는 군사요새였다’편으로 조선시대 제주도의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면을 소개한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는 300년전인 숙종 28년(1702년) 이형상(李衡祥·1653∼1733)이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뒤 한달간 제주도의 3읍과 9진을 순력하면서 자연 역사 산물 풍속 등을 40폭의 그림으로 남긴 ‘탐라지’다. 지방관이 관할 지역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것은 처음이며 그림은 화공 김남길이 그렸다. 크기는 가로 35.5cm 세로 55cm이며 그림 40면과 서체 3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중요 군사 요충지였다. 왜구나 이양선의 출몰이 잦았던 당시, 제주도는 독특한 방어체계와 군사 조직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형상은 지방 순시를 하면서 군마와 군사장비, 군조직 등을 점검해 기록했다.

특히 ‘탐라순력도’에 배접된 종이에서는 현재의 예비군과 유사한 제주지역 속오군(束五軍)의 군적부가 발견돼 학계의 연구가 진행중이다. 여기에는 군인의 이름, 나이, 부친 이름, 출신지, 흉터, 주특기 등이 기록돼 있다. 이형상은 또 해녀복을 고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제주도에서는 나체로 수영을 했으나 유학자인 이형상이 옷(수영복)을 권유하며 디자인까지 했다는 것이다. ‘탐라순력도’에는 또 ‘경로잔치’ ‘과거시험’ ‘폐습타파’ ‘말과 귤 등 진상품 심사’ 등의 그림도 있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안홍수 PD는 “이형상목사는 자료의 정리와 기록, 보존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선각자였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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