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MBC ‘한국100년…’ 소주 변천사-업계 뒷얘기 소개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최근 서민층 애주가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불공정 거래’라며 소주의 주세를 양주 수준으로 인상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해 소주값이 50% 오르게 됐기 때문.

물론 일각에는 소주도 이제 엄연한 수출품이니만큼 ‘국제 표준’을 적용할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세기를 아이템 별로 되짚어 온 MBC ‘한국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목 밤11·00)는 이번 주 소주의 역사를 풀어간다.

고려말, 원나라로부터 전래된 후 줄곧 일부 양반층에서나 즐길 수 있는 ‘고급술’로 여겨져 온 소주.

그러나 1916년 주세령이 공포되면서 ‘향유계층’의 변화를 겪게 된다.

일제가 유용한 징세 수단으로 소주 소비를 장려한 것.

하지만 소주가 대중술로 본격적으로 변신하게 된 시기는 60년대.

이 프로의 기획을 맡은 장태연 책임프로듀서는 “65년 양곡관리법으로 증류식 소주의 제조가 전면 금지되고, 66년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정부에서 할당하는 주정 배정제도가 생긴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

소주회사들은 주어진 주정으로 되도록 많은 소주를 만들어내기 위해 도수를 25도 이하로 낮추는 희석식 소주를 대량으로 생산하게 됐다는 얘기다.

제작진은 당시부터 본격화된 소주 제조업체들간의 ‘전쟁’에 얽힌 뒷얘기도 소개한다.

60년대 소주시장은 두꺼비의 ‘진로’와 삼학의 ‘삼학’으로 양분됐다.

하지만 70년대 초 삼학은 세금포탈사건으로 기업 전체가 몰락하게 되고 진로는 300여개의 업체가 명멸한 소주 업계에서 경쟁자없는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제작진은 당시 삼학 몰락의 배경까지 짚어간다.

71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댔다는 이유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노여움’을 산 것이 화근이었다는 ‘미확인’ 뒷얘기도 들려준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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