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방송교류 어디까지 왔나?]

입력 1998-07-26 20:49수정 2009-09-2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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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3사의 남북 방송교류는 어디까지 왔을까.

SBS가 독립프로덕션을 통해 외주공급이라는 ‘우회적’ 방식으로 남북한 당국의 공식허가를 받아 제작한 프로의 첫 방송이라는 결실을 맺었지만 그동안 가장 적극적 움직임을 보여온 것은 MBC였다.

MBC는 우리 방송사로는 최초로 지난해 당시 유흥렬전무이사와 김윤영PD 등이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순대남담당비서)의 공식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한 뒤 남북간 방송교류와 금강산의 사계 등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사전협의를 마친 바 있다.

MBC는 또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3월 통일부로부터 TV프로 촬영 및 관련부대사업을 벌이는 대북 협력사업자로 선정됐다.

MBC는 SBS에 프로방영의 선수는 빼앗겼지만 이처럼 최근까지 남북한 정부의 승인아래 자사의 제작진이 방북취재하는 ‘직거래’ 형태의 프로제작을 추진해 왔다.

MBC 관계자는 “몇년간 꾸준히 공을 들여온 만큼 MBC의 대북교류 목적은 일회적 프로제작이 아니라 방송을 통해 이산가족의 상봉과 통일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의 이같은 구상이 성사된다면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이 ‘소몰이 방북’을 하면서도 현지취재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방송환경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반면 80년대 ‘남북 이산가족찾기’프로로 열풍을 일으켰던 KBS의 대북 교류 추진은 다소 주춤한 편이다.

KBS는 지난해 6월 북한 주민의 기아 참상을 다룬 ‘일요스페셜―입체분석 지금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있나’를 방영, 방송대상을 수상했지만 이로 인한 만만치 않은 역풍을 받아야 했다.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KBS가 ‘일요스페셜’을 방영한 뒤 북한쪽의 거부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선족이나 재미동포 등 주변부 라인을 빼고는 KBS가 북한당국과 접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 방송의 교류속도와 진행은 주변상황과도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서독의 TV가 동독에 방영돼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의 상호수신 등 전면적 교류보다는 주로 남한측이 북한을 방문해 관련 프로를 제작하는 형태로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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