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회학회 세미나]『정보화,유토피아만은 아니다』

  • 입력 1998년 4월 6일 08시 34분


인터넷 위성방송 멀티미디어 전자신문…. 정보화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이 익숙한 단어들. 그러나 우리는 질주하는 정보화와 어느 정도로 보폭을 맞춰가고 있는가. 정보통신기술 인프라는 성장 일로에 있지만 정보 수용력은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 정보화를 떠받쳐 줄 정신문화와 제도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화시대에 전통과 정신은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지. 정보 기기의 생산 유통에 따른 전지구적 환경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사회학회가 주최한 세미나 ‘정보화시대의 매체 정책과 문화 정책’(동아일보 후원·4일 오전10시 중앙대 대학원 국제회의장)은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 이번 세미나의 핵심은 ‘인간의 혼이 살아있는 정보화시대’.

◇정보화와 미래 사회

▼정보사회의 본질과 유형(김문조·고려대)〓사이버스페이스는 우리의 총체적 생활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사이버스페이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가상현실이 우리 생활세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정착되려면 상업주의를 극복하고 공동체 정신에 발을 디뎌야 한다.

▼한국사회의 정보화 촉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김유경·한국외대,박한우·정보문화센터, 김유신·부산대)〓정보통신 기반은 성숙해가고 있지만 우리의 정보 수용력은 아직도 낙후돼 있다. 이 낙후한 수용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보화 운동이자 커뮤니케이션의 목표이다. 정보화는 그저 정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관한 이데올로기적 합의를 확립하는 것이다. 정보화, 즉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은 정체성 확립이다.

▼21세기 정보사회와 정신문화(구자순·한양대)〓정보화시대가 곧 유토피아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인간성 상실은 물론이고 외국의 자본과 문화가 유입됨으로써 우리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일수록 정신문화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보화시대의 발전 전략

▼정보화시대의 교육(강상현·연세대)〓온라인 원격교육이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것의 장점은 정규 교육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 평생교육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회 교육 부문 전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못해 자칫 교육의 빈익빈부익부를 초래할 문제점도 안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국제 관계와 국가 정체성(백선기·성균관대)〓정보화시대의 국제관계는 국가 단위를 넘어 경제블록 단위로 이뤄진다. 정보화는 민주와 평등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지배 아래 있다. 정보화시대의 모순이다. 산업화로 완전히 이행하기도 전에 정보화시대를 맞이한 우리로서는 그 모순이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부터는 우리의 이익을 끌어내고 동시에 유럽 일본 등과 긴밀히 접촉해 정보화 그물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정보화시대의 명암

▼정보화사회의 발전과 환경문제(김종길·LG종합기술원)〓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정보화는 생태계를 파괴한다. 정보 기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이 환경 오염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환경정보 데이터 베이스를 확충하고 이를 멀티미디어화함으로써 환경 정보 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 이 서비스를 국제적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전자적 시민사회의 형성(윤영민·한양대)〓많은 사회운동 단체들이 정보 공간을 통해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바로 전자적 시민사회, 전자적 시민운동이다. 이것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손쉽게 시민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익명성을 등에 업고 사적 혹은 집단적 이기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광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