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줄리엣」「자우림」 『록=자유… 재미있으면 그만』

  • 입력 1997년 11월 18일 20시 13분


그룹「자우림」
그룹「자우림」
록은 자유라고들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심각하지 않다. 가볍다. 개성있고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고민은 없다. 록그룹 「넥스트」가 해체를 선언한 이 시점에 이런 록이 TV를 누비는 게 우연인가. 록이 죽었다는 담론도 나오는데…. 최근 급상승중인 그룹 「줄리엣」과 데뷔 음반을 준비중인 그룹 「자우림」. 「줄리엣」은 록〓저항의 등식을 거부한다. 오히려 「음악〓즐거움」이라며 『우리의 음악은 해피 록』이라고 주장한다. 「줄리엣」의 머리곡 「기다려 늑대」는 댄스처럼 흥겹다. 여성 보컬 김주일의 앙증맞은 몸짓이나 공주 같은 패션, 음색이 곡 전체를 주도한다. 김남상(기타) 박현진(드럼) 등 두 남자가 맡은 것은 록사운드이되 신난다. 남자는 늑대라며 숨바꼭질한다. 소녀들이 놀이할 때 부르는 노래같다. 늑대 울음도 코믹하게 넣었다. 「열병」은 소녀가 「사탕을 처음 먹는 아이처럼 너에게 빠져든다」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내용이고 「5㎝」는 「숏다리」의 슬픔을 짚었다. 「자우림」은 노래 「헤이 헤이 헤이」를 통해 박하향 머금은 「민트록」을 주장한다. 「줄리엣」처럼 여성 보컬 김윤아가 전면에 나선다. 막 녹음이 끝난 첫 음반은 다양하다. 「헤이…」 같은 분위기의 노래는 「애인발견」 「어른아이」 등 두곡 정도다. 「밀랍천사」 「격주 코믹스」 등은 신세대의 일상에서 따온 게 많다. 「줄리엣」 등의 매력은 여성 보컬, 밝은 멜로디와 고민을 싫어하는 신세대 취향의 가사. 이런 록을 어떻게 봐야 하나. 여성 보컬은 세계적 추세다. 「가비지」 「크랜베리스」 등이 그렇다. 물론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는 혹평도 있다. 그러나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록의 무게 중심이 저항에서 개인주의로, 이즘(주의)에서 음악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런 시대적 맥락에서 「가벼운 록」을 판단해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이다. 신세대 팬들도 「록정신」의 변화보다는 상업적 흉내내기를 더 경계한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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