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賞/결과분석]할리우드 오락물에 경고메시지

  • 입력 1997년 3월 27일 07시 40분


[박원재 기자] 「메이저의 부진과 독립영화 및 비미국권 작품의 약진」 「할리우드에 대한 오프 할리우드(Off Hollywood)의 반격」. 제69회 아카데미영화상은 후보작 선정때부터 드러난 흐름을 시상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한 채 막을 내렸다. 「잉글리시 페이션트」(영국인 환자)의 강세는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직후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일. 9개 타이틀 석권은 「벤허」(11개부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0개)에 이어 역대 오스카 최다수상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칸영화제 작품상 수상작인 「비밀과 거짓말」이 단 한개의 트로피도 획득치 못한 것은 여타 영화제와 차별화하려는 심사위원들의 견제심리가 작용했기 때문. 작품상 후보중 유일한 「할리우드산」이었던 「제리 맥과이어」가 남우조연상 수상에 머문 것도 이변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내 흥행수익 10위권안에 든 오락영화는 철저하게 아카데미의 외면을 받았다. 「인디펜던스 데이」(1위)와 「너티 프로페서」(5위)가 「시각효과상」과 「분장상」을 건졌을 뿐 「트위스터」(2위) 「미션 임파서블」(3위) 「더 록」(4위) 「버드 케이지」(6위) 「랜섬」(7위) 「타임투킬」(8위) 「페노메논」(9위) 「조강지처 클럽」(10위)은 시상식에서 이름조차 불리지 않았다. 영화평론가 강한섭씨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는 할리우드 메이저에 대한 미국 지성계의 우려가 강하게 전달된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올해 영화흐름은 좀더 「어른스러운」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영화계의 관심은 「오스카 프리미엄」이 이번에도 현실로 나타날지에 모아지고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중 「쉰들러 리스트」(94년)와 「포레스트검프」(95년)의 서울개봉관 관객은 1백만명을 넘었고 「늑대와 춤을」(91년)도 71만명이 관람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서울의 경우 대한 시네하우스 시티 롯데월드 건영옴니 신촌그랜드극장에서 상영중이며 지금까지 8만여명이 관람, 흥행도 잘 되는 편이다. 수입사인 금강기획은 아카데미가 몰고온 「사하라의 모래바람」에 반색하면서 이를 국내 흥행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묘안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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