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위’ 높은 벽…TSMC, 사상 최대 보조금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8일 0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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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 2조원 넘는 보조금 수령…전년비 6배↑
TSMC 올해도 미국 정부서 역대급 보조금 수혜 전망
삼성 테일러팹 건설비 눈덩이…현지 생산 부담 우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지난해 각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이 2조원 넘는 사상 최대 규모로 드러났다. 반도체 제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TSMC 추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생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합작사 JASM(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와 TSMC 난징 등 자회사가 지난해 일본과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으로 475억4590만대만달러(2조78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70억5143만대만달러(3000억원) 대비 6배 늘어난 것이다. 보조금은 현지 공장 설립 및 운영을 위한 목적으로, 각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부동산, 플랜트 및 장비의 구매 비용과 공장 건설 및 생산에서 발생하는 비용 및 경비를 일부 보조한 것이다.

TSMC는 올해도 역대급 보조금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는 기업을 위해 총 520억달러(70조원) 보조금을 편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반도체 보조금을 우선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미국 기업인 인텔과 TSMC를 꼽았다.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팹) 건설에 400억 달러를 투자 중인데, 미국 정부에 150억 달러(20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 경쟁에서 앞서려면 정부 보조금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3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파운드리 팹을 건설 중이지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공장 건설과 운영에 대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테일러 팹은 지난 2022년 상반기 착공했는데, 작년 말 현재 현재 진행률은 59.7% 수준이다. 계약상 납품기한도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4월로 밀린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 지연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현재 수백 개 기업이 미국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했지만, 보조금이 지급된 것은 단 3건에 불과하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한 행사에서 기업들의 보조금 신청이 포화 상태여서 상당 수의 기업이 기대한 만큼 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초고가의 장비와 막대한 전력량이 불가피해 현지 생산 부담이 클 전망이다.

삼성 반도체 테일러 공장의 건설 비용이 당초 투자에 비해 두 배로 증가한 가운데, 미국이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삼성이 향후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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