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끌고, 서버 밀고”…반도체 올해 살아난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5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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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실적발표서 “올해 서버 출하 플러스 전환” 언급
서버, 메모리 업계 최대·최고 수요처…업황 반등 바로미터
하반기 재고 비축 재개…고성능 제품 수요도 지속 증가


지난해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도 서버용 메모리 수요 회복세가 더디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는 반전을 보일 지 주목된다.

서버용 메모리 시장은 메모리 업계 매출의 40%를 차지해, 이 시장의 성장이 메모리 업황 반등을 가늠할 지표로 꼽힌다.

◆AI 서버 수요 폭증…하반기는 일반 서버도 살아난다

SK하이닉스는 25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메모리 수요 전망과 관련해 “올해도 서버 기업들의 투자가 늘면서 AI 서버 출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 서버의 회복으로 출하량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버용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수요처다. D램의 경우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최대 시장이며, 낸드도 고성능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모바일과 함께 2대 먹거리 중 하나다. 제품 가격도 범용 D램 대비 3~5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주요 클라우드서비스(CSP) 업체들이 경기 침체 여파로 신규 투자를 줄인 데다, 계획된 투자 자금도 AI 서버 투자에 몰렸다. 서버 업체들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결과, 쌓인 재고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도 일반 서버용 제품 시장에 찬바람이 분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올해는 AI 관련 수요가 시장을 달구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일반 서버 시장도 반등하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올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끝나 부품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재고조정을 완료한 북미 CSP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고성능 메모리 수요처 다각화…“새로운 기회 온다”

AI용 메모리 수요 증가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AI 산업은 현재 데이터 입력을 통해 학습하는 단계인 아직 ‘머신러닝’(트레이닝)이 중심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본격적인 상업화의 길이 열렸다. 이에 실제 서비스를 수행하는 ‘인퍼런스’(inference)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또 고성능컴퓨팅(HPC)뿐 아니라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여러 산업군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메모리 업계는 이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여러 응용처로 다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모델은 학습용 서버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추론 단계에서도 고품질 서비스를 위해 고성능 서버를 활용하는 고객도 있어 인퍼런스 서버 확대 또한 HBM 수요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고성능 서버 모듈인 ‘MCR DIMM’ 등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모듈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의 동작 속도를 높이기 위해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만 집중했던 기존 개념을 깨고 D램 단품에 특정 모듈을 추가해 속도를 높이는 제품이다. MCR DIMM의 동작 속도는 기존 서버용 D램보다 80% 이상 빠른 속도를 낸다.

최근 삼성전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고성능 AI용 메모리인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샤인볼트’와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높인 ‘HBM-PIM’(HBM-프로세싱인메모리), ‘CXL-PNM’(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프로세싱니어메모리) 등 차세대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CES 2024를 마친 소회로 “생성형 AI 등장 이후 컴퓨팅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AI 산업이 반도체 시장 성장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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