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답안지 파쇄 논란에… 국가기술자격 시험 컴퓨터로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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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안 훼손-오류 등 논란 잇따라
‘컴퓨터 기반 시험’ 전환 추진
응시자가 직접 답안 수정 가능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제과기능장 등 국가기술자격 시험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지필 시험’ 방식에서 ‘컴퓨터 기반 시험(Computer-Based Test)’ 방식으로 전환된다. 지난해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 실수로 채점 전 답안지가 파쇄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자 나온 조치다. 신기술 직무역량을 국가기술자격증에 반영하는 ‘플러스 자격’도 도입된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5차 기술자격 제도 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현재 전체 기술사와 기능장,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 548개 중 497개(90.7%)의 검정을 공단이 담당하고 있다. 또 국가전문자격 37개 검정도 맡고 있다. 2022년 기준 공단이 시행한 국가자격 시험의 응시자는 약 348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공단이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수백 가지 시험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출제와 채점 오류, 난이도 조절 실패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필 시험은 하루 15만 부의 답안지를 수작업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답안지 분실나 파쇄 등의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지난해 4월 정기 기사·산업기사 1회 실기시험에서도 공단 직원 실수로 지필 답안지 609장이 채점 전 파쇄되는 사고가 생겼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재 답안지에 필기구로 답을 쓰는 방식의 지필 시험을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바꾸기로 했다. 컴퓨터 기반 시험이 도입되면 응시자가 직접 컴퓨터에서 답안을 수정할 수 있어 시험을 치기도, 관리하기도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단답형 및 서술형 시험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정부는 또 시험 출제와 채점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오류를 최소화하는 등 시험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공단이 담당하는 시험 중 일부를 인프라와 전문성을 갖춘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관 종목은 소관 부처 등과 협의해 정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자격증에 신기술 직무역량을 반영하는 ‘플러스 자격’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정비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전기차 검사 직무 훈련을 이수하면 해당 직무 능력을 자격증에 함께 기재하는 방식이다. 직무 역량 병기로 디지털과 소재·부품, 로봇, 드론, 바이오헬스 등 첨단산업 분야 인력이 지금보다 많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자격제도를 개편하면서 수험생의 편의성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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