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뉴스 ‘아웃링크’ 선택 언론사에 한때 불이익 검토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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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개편서 ‘인링크’ 전환 요구
“구독 경쟁-서비스 질 하락” 지적에
“내부서 나온 의견중 하나” 한발 빼

카카오가 다음의 모바일 서비스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포털 안에서 뉴스를 읽게 하는 ‘인링크’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언론사에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자들이 각 매체 웹사이트로 넘어가 기사를 볼 수 있는 ‘아웃링크’를 선택한 언론사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뉴스 이용자의 서비스 방식 선택권을 침해하고 언론사들의 구독자 확보 경쟁을 유발해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언론계 안팎에서 나오자 카카오는 26일 “내부에서 나온 의견 중 하나였다”며 한발 물러섰다.

카카오는 27일 다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웹페이지의 첫 화면을 ‘언론사’로 변경한다. 이용자가 146개 다음 제휴 언론사(CP)의 채널을 직접 선택해 구독하고 순서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포털 전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러한 뉴스 서비스가 두 번째 탭(열)에 배치돼 있었다. 카카오는 언론사들에 인링크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아웃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다음 첫 화면에서 이용자들에게 ‘구독 추천’이 적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용자들에게 적게 추천되는 언론사는 다음 내부에서 구독자 수를 늘리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사실상 뉴스 소비를 다음 내부에서 하도록 하는 ‘인링크’ 방식으로 바꾸라고 강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 언론사가 자율적으로 인링크와 아웃링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국내 주요 포털 업체들이 인링크 방식을 통해 자극적인 기사 중심의 ‘노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언론사들에 선택권을 준 것이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선택제’를 올해 4월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언론사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이를 보류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선택제 도입 여부와 향후 계획 등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의 요구에 따라 상당수 언론사가 인링크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져 질 낮은 기사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를 인링크 방식으로만 서비스하면 구독자 확보를 위한 언론사 간 노출 경쟁이 일어나 저질 연성 기사가 양산되고 심층 기획 탐사 보도 등 양질의 기사는 묻히는 부작용이 커진다.

인링크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자 카카오 관계자는 26일 “언론사 추천 체계는 (최종적으로) 아웃링크 또는 인링크 선택 여부와 무관하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뉴스#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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