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비중 작년 첫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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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총 334조 중 85% 넘어서
연금수익률은 선진국에 못미쳐

지난해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5% 넘는 적립금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면서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퇴직연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 원리금 보장형의 적립금은 28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334조8000억 원)의 85.4%에 이르는 규모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집합투자증권이나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은 37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투자되는 원리금 보장형 적립금의 비율이 높아진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15년 89.2%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1년에는 83.1%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지난해 금리가 오르면서 예·적금 등의 기대 수익률은 높아진 반면에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기대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연금 자산 대부분이 묶여 퇴직연금 수익률이 주요 선진국보다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을 키우면서 국내 증시의 주주 환원 정책도 제고해야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이들은 5만 명으로 1년 전(5만5000명)보다 9.0% 줄었다. 사유별로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인출한 사람이 2만3000명(46.6%)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22.0% 줄어들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주택 구입 목적의 인출 금액도 9698억 원으로 23.4% 감소해 3년 만에 줄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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