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여성 10명중 3명만 “결혼할 생각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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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48.6%→27.5%로 급감
20대남성도 42%만 “결혼해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20, 30대 여성이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조사에서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20대 여성의 비율은 27.5%로 집계됐다. 2012년 50%에 육박했던 비율이 10년 새 21.1%포인트 감소했다. 30대 여성 중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31.8%였다. 10년 전보다 10.6%포인트 줄었다.

20, 30대 남성 역시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절반도 안 됐다. 20대 남성은 41.9%, 30대 남성은 48.7%만 결혼에 긍정적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25.1%포인트, 13.6%포인트 줄어들며 여성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 30대 남성이 여성보다 더욱 빠르게 결혼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이 30%를 넘어서며 가장 많았다.

실제로 청년층의 경제적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20대 가구의 연소득은 2021년 3114만 원(중위값 기준)으로 2018년(3363만 원)보다 7.4% 감소했다. 3년 전보다 소득이 줄어든 가구는 모든 연령층에서 20대가 유일했다. 반면 20대 가구의 부채 보유액은 2022년 5014만 원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비율도 2018년보다 9.6%포인트 불었다.

2030세대 44% “결혼해도 무자녀”… 결혼 안하는 이유 “돈 없어서” 33%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3’
“결혼 하지 않고 동거” 41%가 동의
20대 절반 “경제력 따져 출산 결정”
4년 차 직장인인 20대 여성 A 씨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 둘이 모은 돈을 합쳐도 서울에 집을 구하기 힘들뿐더러 애를 낳으면 경력 단절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변 친구들도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다. A 씨는 “결혼하면 집 마련부터 자녀까지 내 인생에서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애는 낳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20, 30대가 줄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5년 새 1.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0대에선 출산을 결정할 때 ‘경제적 여건’을 중요하다고 꼽은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 5명 중 2명 “아이 안 낳아도 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20, 30대 중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5년 27.7%에서 2020년 44.1%로 1.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체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이 비율이 5년 동안 6.5%포인트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 30대에서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이들도 2020년 40.6%로 5년 새 14.7%포인트 뛰었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20, 30대가 늘어나는 데는 경제적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출산을 결정할 때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다. 20대 초반에선 이 비율이 54.0%(2021년 기준)였고, 20대 후반에선 51.2%였다. 30대 초반과 30대 후반은 각각 45.7%, 42%였다. ‘배우자의 육아 분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20, 30대에서 27∼39%를 보였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도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20대 가운데 32.7%(2022년 기준)가 ‘결혼자금 부족’을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꼽았고, 30대에서도 ‘결혼자금 부족’이 33.7%로 가장 많았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는 중장년 세대와 다르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선 청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적 여건, 양성 평등 등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최저 주거기준 미달 청년 가구 약 8%

전체 청년 가구 중 전용 목욕 시설이 없는 등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살고 있는 이들의 비율은 7.7%였다. 특히 반지하나 지하, 옥탑방에 사는 청년 가구가 전체의 0.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 사는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반지하, 지하, 옥탑방에 거주하는 비율이 3.24%로 가장 높았다. 청년 1인 가구는 부모와 같이 사는 경우 등과 비교했을 때 채광, 난방, 치안 등 주거환경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비(非)수도권의 의료 격차를 보여주는 통계도 담겼다. 수도권은 비수도권보다 인구 대비 의료 인력은 많았지만 병원 수는 적었다. 2020년 수도권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11.5명, 간호사 수는 369.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비수도권의 의사와 간호사 수는 각각 169.1명, 351.5명에 그쳤다. 그러나 수도권의 종합병원과 병원 수는 인구 100만 명당 28.0개로 비수도권(44.5개)보다 적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는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인구 100만 명당 수도권이 293.9개, 비수도권이 198.6개로 그 격차가 두드러졌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2030세대#결혼#무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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