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쩐의 전쟁’… 주담대 온라인 갈아타기, 흥행 성공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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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플랫폼, 서비스 시작 앞두고
금리 할인쿠폰 제공 등 이벤트
시중은행, 금리 등 시장동향 살펴
중도수수료 부담에 수요제한 전망

1000조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놓고 이르면 이달 21일 시작되는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환대출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까지 온라인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계부채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 등으로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19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는 각종 이벤트를 내놓으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5일부터 주담대 대환대출을 사전 신청한 고객에게 연 0.3%의 금리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사전 신청을 받고 있는 네이버페이는 서비스 시작 이후 주담대 대환대출을 조회한 금융소비자 선착순 3만 명에게 1만 원짜리 쿠폰을 줄 계획이다.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들은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이 활성화되면 수익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업체인 카카오페이의 내년도 수익을 전망하며 “보수적으로 은행 합산 주담대 잔액 중 상환 비중을 0.6%로 잡고, 카카오페이의 시장 점유율을 20%라고 가정하면 관련 중개 매출이 10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역대 최대인 1049조1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은행권은 기대만큼 대환대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의 주담대 가중평균금리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10월 말 기준 연 4.56%까지 올라 기존 대출 상품을 바꿀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앞서 5월부터 시작된 신용대출 대환대출 서비스의 이용금액도 지난달 10일 기준 2조52억 원에 그치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도수수료 부담도 대환대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원금의 1.2∼1.4% 수준에서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통상 3년이 지나야 면제된다. 지난해 7월 이전까지 적용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받았던 소비자가 대환대출을 받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돼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담대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여전히 고금리 상황인 만큼 그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들도 신중하게 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 주담대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대출 증가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다른 회사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어 금리를 무작정 내릴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딩 뱅크’인 KB국민은행은 아직 주담대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1000조 쩐의 전쟁#주담대#온라인 갈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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