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트릿 우먼 파이터’ 성공 낳은 CJ ENM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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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콘텐츠 발굴해
플랫폼 아우르는 IP로 기획
쇼츠 유통 전담팀 운영

‘스트릿 우먼 파이터’, ‘쇼미더머니’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CJ ENM의 음악 전문 채널 Mnet이 방영한 오리지널 K-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점이다.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나 선호를 떠나 그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는 Mnet의 경쟁력을 꼽자면 단연 ‘화제성’이다.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고, 특히 1539 타깃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 ENM 음악 사업의 경쟁력도 글로벌 서바이벌 예능을 통한 아티스트 지식재산(IP)의 기획과 발굴에서 나온다. 이 역량은 ‘IP기획-플랫폼-매니지먼트’로 이어지는 사업 가치사슬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회사에 따르면 IP 기획력에서 Mnet의 비교 우위는 크게 제작과 마케팅으로 나뉜다.

첫째,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 회사의 차별점은 ‘편견을 깨는 새로움’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다. 대표이사나 수장의 교체가 잦은 회사와 비교해 콘텐츠에 대한 오너십이 있기 때문에 ‘잘 안되더라도 일단 밀어주는 분위기’,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는 게 음악사업부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Mnet은 개국 초기부터 요즘 유튜브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기존 지상파에서 금기시되던 것들을 건드리고 틀을 깨 왔다. 성공한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봐도 기존 예능에서 통용되는 문법이나 공식을 파괴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기획은 가수들의 무대 뒤편에서 조연으로 가려져 있던 댄서들을 주연으로 끌어내자는 역발상에서 나왔다. 이전에 방영된 쇼미더머니 등의 기획도 그늘진 곳에서 빛을 못 보던 하위 스트리트 장르를 조명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둘째, 콘텐츠 마케팅 차원에서 회사의 강점은 바로 바이럴을 일으키는 전담 조직의 지원이다. 과거에는 포스터나 옥외 광고를 거는 게 바이럴 마케팅의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본방송 외에 Z세대를 겨냥한 쇼츠와 영상을 얼마나 빠르게 생산, 유통하느냐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 CJ ENM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연출을 맡은 A팀 외에 이렇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는 B팀을 따로 구성한다. 그리고 마케팅팀 산하 전담 인력들이 B팀에 붙어 파생 콘텐츠들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계급 미션 곡인 ‘스모크’가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가수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가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의 안무 챌린지가 계속해서 B팀이 만든 쇼츠 등을 통해 여러 채널에 노출되고 확대 재생산됐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CJ ENM은 앞으로도 이 같은 성공 공식을 재현해 IP 생태계를 확장하고 플랫폼, 매니지먼트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찬욱 CJ ENM 음악 및 Mnet 사업부장은 “IP를 기획할 때 단지 특정 음악과 상품을 알리는 게 아니라 관련 음원 제작 및 유통, 글로벌 송출, 콘서트 기획을 망라하는 플랫폼 사업과의 시너지를 많이 고민한다”며 “확고한 IP 방향성을 정립하고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부터 플랫폼 관점에서 사고한다는 게 CJ ENM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스트릿 우먼 파이터#쇼미더머니#cj enm#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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