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총, 이틀 만에 253조원 증발했다[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8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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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애플 쇼크’입니다. 7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해 시가총액이 1897억 달러(약 253조원)나 줄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이날 나스닥지수는 0.89%, S&P500은 0.32% 하락했습니다. 다우지수는 0.17% 상승으로 마감했고요.

애플 주가는 이날 2.92% 하락했습니다. 6~7일 이틀에 걸쳐 6.4%나 빠진 겁니다. 19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가 177.56달러로 밀려났습니다. 6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정부가 중앙부처 공무원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죠. 이어 7일 블룸버그가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가 중국 국영기업과 정부 관련 단체 직원들에게로 확대될 거라고 보도하면서 애플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중국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약 19%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아이폰의 글로벌 생산기지입니다.

믿었던 중국에 한 방 얻어맞게 생긴 애플. 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이런 행보가 화웨이와 틱톡에 대한 미국의 유사한 금지 조치에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하면서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건데요. 동시에 국내 제조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경제적 동기도 작용했을 걸로 보입니다. 이번 조치는 웨이가 5G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60프로’를 선보인 직후에 나왔습니다.

마침 애플이 신형 아이폰 발표를 다음 주로 앞둔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습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실제로는 얼마나 위축될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전망이 제각각인데요.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모든 공무원에 대한 금지 조치로 인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최대 5% 감소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더 두려운 것은 이 금지령이 중국 시민들에게 국산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죠. DA데이비슨의 톰 포르트 역시 “애플의 중국 내 판매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면서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워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는 “아이폰 금지령의 영향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봅니다.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 4500만대 아이폰 중 1% 수준인 50만대 미만에 영향을 미칠 거란 의견입니다. 에버코어ISI의 아미트 다리아나니 분석가 역시 “이미 중국 공무원들은 애플 제품을 기피하고 있었을 거기 때문에 이번 조치 여파가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에 대한 우려는 다른 메가캡 기술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74%, 마이크로소프트는 0.89% 하락했죠.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CIO인 스캇 라드너의 말대로 이로 인해 (중국 정부와 관계가 좋았던) 애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By. 딥다이브

*이 기사는 8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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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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