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원료탄 가격 상승…조선 후판 가격협상 ‘난항’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4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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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원자재값 5월 이후 우상향
中 조강생산량 증가와 낮은 재고 등 원인
철강사vs조선사 후판 줄다리기…장기화 가능성도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연동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사들은 이와 달리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두 업계의 의견 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다.

4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3.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5월 톤당 100.31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뒤 우상향 추세다.

제품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철용 원료탄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발표한 8월 다섯째 주 주간광물가격동향에 따르면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267.25달러로 5월 첫째 주 기록한 233.56달러 대비 30달러 이상 오른 상황이다.

이는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량 증가가 주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1~7월 누적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6억265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7월에만 9080만톤을 생산하며 지난해 7월보다 11.5% 생산량이 늘었다. 이처럼 조강 생산량이 증가하는 경우 철강 원자재인 철광석과 연료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의 비축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재고 수준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7년 누적 6만7000톤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하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뒤집었다. 그럼에도 8월 넷째 주 기준 중국 주요 항구의 철광석 재고량은 1억180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0만톤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원재료 재고량으로 조강생산량 규제가 돌입했음에도 불구, 높아진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을 떠안게 된 철강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을 예정이다.

조선용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후판 가격이 올라갈수록 조선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조선업계는 중국산·일본산 등 글로벌 후판 가격이 인하된 만큼 국내 철강사 역시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판가가 원자재 가격 외에도 다양한 사항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만큼 가격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견이 오가면서 조선사와 철강사들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상반기에도 두 업계가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통상 3~4월에 마무리되는 가격 협상이 한 달가량 늦어진 바 있다. 당시 철광석 가격과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 등으로 후판 가격이 톤당 90만원 중반대로 소폭 인상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 중으로 ”양측 의견 조율할 부분이 많아질 경우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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