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글로벌 제약사 폭풍성장… 국내 업체들도 “한국형 개발”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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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릴리 매출 30%안팎↑
한미약품-대원제약 등 개발 박차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톱 제약사들 중 ‘비만치료제’를 비밀병기로 내세운 곳들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건강 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 치료 시장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의 대표 주자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2분기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32%, 28% 성장했다. 상위 20대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두 기업이 판매 중인 의약품 중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의 경우 2분기 매출은 543억 크로네(약 10조6422억 원)였는데, 이 중 비만치료제로 승인된 ‘위고비’, ‘삭센다’ 매출이 103억 크로네(19%)였다. 두 제품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2분기 9% 수준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릴리의 ‘마운자로’ 역시 빠르게 위고비의 뒤를 쫓고 있다. 릴리의 2분기 매출은 총 83억1200만 달러였다. 마운자로 매출은 9억797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한 마운자로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5억6800만 달러다.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이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 성장을 담당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위장 운동을 저하시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체내 단백질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개발됐으나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증명되며 비만 치료제로 출시되고 있다.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간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오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환자들에게 좀 더 유의미한 임상 자료를 얻어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원제약은 이달 초 국내 바이오 기업인 라파스와 함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로 개량한 ‘DW-1022’를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의 3분의 1 수준으로 얇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 아래 약을 전달하는 방식인데, 이를 팔에 붙이는 패치형으로 개발 중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비만치료제#글로벌 제약사#한국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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