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이 국내 뛰어 넘었다… “신라면은 수출 효자 상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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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농심
‘신라면’ 총매출액 1조 원 달성
맛-품질로 미국 시장에 승부수
조리 간편한 한끼 식사로 인기… 신제품 연구해 멕시코 진출도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인식됐던 라면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7억6543만 달러(9453억 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농심 등 라면 업체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금액을 더하면 한국 라면의 해외 매출액은 2조 원을 훌쩍 넘긴다. 한국 라면의 해외 매출이 국내를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신라면은 지난 2021년 해외 매출이 국내를 뛰어넘으며 세계인이 더 많이 찾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외 총매출액 1조 원의 벽을 뛰어넘었다.

美 사로잡은 든든한 한 끼 식사 ‘신라면’
K라면 열풍의 대표주자는 단연 농심이다. 특히 전 세계 식품 브랜드가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매년 미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온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0.1% 성장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둬냈다.

농심이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맛과 품질’로 승부수를 뒀기 때문이다.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일본의 저가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농심은 미국 국민의 소득 수준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에 도전했다.

농심의 이러한 전략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농심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농심 브랜드는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이어 같은 해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는 등 미국 내 다양한 미디어가 농심 제품의 맛과 품질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며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이 시기 유명 인플루언서가 농심 라면을 시식하고 평가하는 콘텐츠는 물론 온라인상에서 일반인의 시식 후기도 크게 늘어났다.

이와 같은 인기로 2021년에는 농심 미국 공장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 2022년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해 생산 능력이 70% 향상된 농심은 공급량을 대폭 확대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기록적인 성과를 거둬냈다.

미국 시장 1위-멕시코 진출에 전념
제2공장 가동으로 성장에 탄력을 더한 농심은 미국 시장 1위 역전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라면 시장 1위 역전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시장 역전을 앞당기기 위해 농심은 미국 제3공장 검토에 착수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라면 수년 내 제2공장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미국 전역을 검토 대상으로 놓고 입지와 생산 규모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제2공장 가동에 힘입어 인근 국가인 멕시코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구 1억3000만 명에 달하는 멕시코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 성장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는 만큼 농심은 멕시코 시장 진출의 비전을 밝게 전망하고 있다.

이에 농심은 지난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했으며 향후 치폴레, 라임, 칠리소스 등 멕시코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을 접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국내 라면 시장은 10여 년간 시장 규모가 2조 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신라면을 필두로 세계 무대에서 K푸드 열풍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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