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재계순위 밀린 롯데, 오늘 미래 먹거리 해법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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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
케미칼-쇼핑 등 핵심사업 부진 속
‘미래 먹거리 발굴’ 집중논의할 듯
신 회장 메시지 강도에 관심 쏠려

재계 순위(지난해 말 자산 기준)가 13년 만에 5위에서 6위로 내려앉은 롯데그룹이 18일 사장단 회의를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 신용등급이 내려갔고, 실적을 좌우할 소비시장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연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서 롯데그룹이 포스코그룹에 순위가 밀린 후 첫 VCM이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 극복’을 핵심 메시지로 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월 VCM에서도 그룹 전반의 위기를 진단하고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지만 롯데그룹 내외부 상황이 그사이 나아졌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핵심 계열사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4∼6월)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화학 업황 불황이 이어지며 현금 창출 규모가 줄어든 데다 차입금이 많다는 이유로 지난달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낮아졌다. 모회사인 롯데지주 신용등급까지 내려갔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도 보복 소비가 이어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 시가총액은 24.6%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7%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면세점은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다.

여기에 이완신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사장)가 취임 7개월 만에 돌연 사임했다. 투자 성과도 더디다. 롯데는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펀드에 약 3000억 원을 출자했지만, 한샘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내며 실적 부진에 빠졌고 투자 성과를 아직 못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부진은 내수 침체와 관광객 감소 등 소비시장 위축이 주요 원인이지만,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들의 본궤도 안착이 늦어진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그룹들은 2차전지,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성공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지만, 롯데는 아직 성공 사례로 내세울 만한 게 뚜렷이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체질 변화를 위해 공격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 원에 인수했다. 유통 분야에서도 투자가 이어진다. 올 8∼9월에는 베트남 최대 규모 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문을 연다.

한편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2분기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신 상무는 지난해 8월부터 롯데파이낸셜 지분 51%를 보유한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신 상무는 18일 VCM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용등급#재계순위#롯데#미래 먹거리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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