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무상 제공…“年 7000만원 항암제 부담 덜어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0일 17시 10분


코멘트

유한양행이 3세대 폐암 신약인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10일 밝혔다. 비싼 약값 때문에 3세대 폐암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렉라자의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에 대해 설명했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뒤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환자들에게 약물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국내 신약이다. 이달 3일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보험 급여 등재가 되지 않아 비급여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연 7000만 원대의 고가 치료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환자들의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EAP를 통해 보험 급여 등재까지 환자들에게 렉라자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EAP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1차 치료제 대상과 동일하게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 엑손 21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전국의 2, 3차 의료기관이면 모든 곳에서 시행된다. 임효영 유한양행 임상의학본부 부사장은 “현재 의료 기관과 논의 중에 있으며 7월 중에 혜택을 받는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유한양행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약가 협상을 통해 내년 1분기까지 1차 치료제까지 급여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EAP가 앞서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타그리소는 렉라자와 동일한 3세대 폐암 신약으로, 2018년 1차 치료제로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급여 확대를 못하고 주춤하고 있는 동안 유한양행은 EAP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이어 받아,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 분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렉라자 1차 치료제 EAP는 의료기관과 환자의 수에 제한 없이 대규모로 시행한다. 많은 환자 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치료를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